일본경제 `활짝`..단칸 13년래 최고치

중소기업·내수에도 골고루 햇살
비제조업 및 부동산경기도 호조
  • 등록 2004-07-01 오전 9:32:24

    수정 2004-07-01 오전 9:32:24

[edaily 하정민기자] 일본 경제가 힘차게 고동치고 있다. 8분기연속 플러스 성장을 구가하며 잃어버린 10년의 부활을 선포하더니 2분기 단칸(단기경제관측조사)지수는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1분기 성장률이 미국을 추월한 상황에서 단칸지수까지 급등하자 일본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물론 일본 경제가 완연한 회복기조에 접어들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5월 산업생산이나 소매매출 부진에서 보듯 위험 요인이 남아있다. 일본 경제의 고질병인 디플레이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어느 때보다 경기회복 기조가 튼튼한 것은 분명하다. 특히 경기회복의 파급 영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수출 호조 및 대기업 위주의 경기회복 기운이 비제조업과 부동산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일본 경제에 햇살이 비치고 있다. ◆단칸지수 13년래 최고..비제조업도 호조 일본은행(BOJ)은 2분기 제조업 단칸지수가 22를 기록해 5분기 연속 상승했다고 1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17보다 5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지난 1분기 12보다는 10포인트나 높다. 단칸보고서는 일본 전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향후 매출, 실적, 투자, 고용 등에 대한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지표다. 단칸지수가 0을 웃돌면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비관론을 앞서고 있음을 뜻한다. 2분기 단칸지수가 기준점인 0을 22나 상회했다는 것은 일본 경제가 80년대말 거품붕괴 이후 최고의 회복세를 맞이했다는 의미다. 대기업 제조업 단칸지수는 향후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대기업들이 올해 회계연도에 자본지출을 당초 전망치 3.0%보다 높은 5.7%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20년간 대기업 제조업 단칸지수 변화 추이 비제조업 경기 역시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분기 비제조업체 단칸지수는 5를 기록하며 96년 이후 최초로 플러스권에 진입했다. 이번 2분기에는 9로 상승폭을 더욱 늘리며 일본 경제가 대기업 위주로만 회복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던 중소기업 단칸지수도 제조업의 경우 2를 기록해 플러스권을 회복했다. *최근 20년간 대기업 비제조업 단칸지수 변화 추이 ◆예견된 단칸지수 호전..전자·반도체업종 최고 호황 사실 단칸지수 호전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달 일본은 1분기 연율 성장률을 기존 5.6%에서 6.1%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의 1분기 성장률은 미국,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세계 3대 경제권 중 가장 우수한 성적표다. 격차도 매우 크다. 미국은 1분기 성장률을 당초 4.4%로 발표했다 3.9%로 하향조정했고 유럽은 2.4%에 불과하다. 6%대란 수치는 왠만한 신흥시장국 성장율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경제대국 위치가 흔들린다는 비판을 받던 일본이 미국, 유럽을 훌쩍 제친 것은 물론 신흥시장국과 비슷한 고성장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일본 경제 호조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디지털가전과 반도체업종 호황에 힘입은 바 크다. 일본 전자업체와 반도체업체들은 방어적이고 업체간 협력을 우선시하는 과거 분위기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속속 감행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바로미터인 반도체에서 이같은 경향이 잘 드러난다. 일본 엘피다는 거의 포기한 듯 보였던 D램 시장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엘피다는 5000억엔이란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해 세계 최대 D램 공장을 설립,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도시바, 후지쓰 등 일본 5대 반도체 메이커들은 2003회계연도(작년 4월~올 3월) 총 2000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일본이 11년 만에 미국을 추월하고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국 위치를 뺏았다는 통계도 나왔다. 가전업체도 마찬가지다. 샤프는 6세대 LCD라인을 준공하고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 외 소니, 산요, 캐논, 마쓰시타 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2004회계연도 중 해외 생산규모를 전년보다 배 이상 많은 400만대로 확대하고 세계 최대 디지털가전시장인 북미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경기회복에 민감한 주식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상반기 주식 거래량이 세계 1위 증권거래소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추월할 전망이라는 것은 단적인 증거다. 상반기 TSE에서 체결된 주식거래량은 총 1830억주로 NYSE의 거래량 추정치 1750억주를 앞지를 전망이다. 이 경우 TSE는 8년만에 NYSE를 추월하고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가 된다. ◆소비도 곧 살아난다..미국식 소비위주 성장모델로 변모 강건한 경기회복이 이어지면서 일본 경제의 체질 자체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경제가 수출 위주가 아닌 소비 위주의 미국식 경제성장모델로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같은 전망이 민간 금융기관이 아닌 일본은행(BOJ) 내부에서 나왔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 하다. BOJ 조사통계담당국장 하야카와 히데오는 3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제가 `미국식 소비위주 성장(U.S. style pattern of consumer-led growth)`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소비지출이 우리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야카와는 2001년 통계국장으로 취임한 후 외신과 처음 인터뷰를 가졌다. 이런 자리에서 소비경기 회복을 논한 것은 그만큼 일본 경기에 대한 확신이 강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야카와 국장은 "어떤 사람들은 일본은행이 경기회복에 대해 시장만큼 낙관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지만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BOJ의 이같은 자신감은 소비경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데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5월 실업률이 4.6%를 기록, 2000년 8월 후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용시장이 개선된다면 저축률 높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이라도 지갑을 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야카와 국장은 "잃어버린 10년동안 구조조정이 횡횡하면서 일본인들이 향후 소득에 대한 걱정으로 소비를 하지 않았지만 이제 그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올해 세계 경제의 복병인 고유가도 일본 경제에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에너지 효율성 비교 수치인 에너지원단위에서 일본은 0.09로 주요국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원단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총소비량의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경제의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에너지원단위가 0.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경제의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다. 거품붕괴의 주역이었던 부동산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5월 주택착공이 전년비 0.9% 올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0.1%보다 9배 급증한 수치로 부동산경기 회복에 대한 일본인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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