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단교’ 온두라스, 中과 수교…“‘하나의 중국’ 인정”(종합2보)

양국 외교장관, 베이징서 회담…공동서명 채택
온두라스, 대만과 단교…“‘하나의 중국’ 인정”
대만 정식 수교국 13개 국가로 줄어
  • 등록 2023-03-26 오후 2:23:34

    수정 2023-03-26 오후 7:27:51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온두라스가 중국과 26일(이하 현지시간) 정식 수교를 맺었다. 이에 앞서 온두라스는 대만과 1941년 양국 수교 이후 82년 만에 단교했다. 이로써 대만의 정식 수교국은 13개 국가로 줄어들었다.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왼쪽)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사진=AFP)
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은 베이징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간 외교 관계 수립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대사급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상호 존중 및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과 상호 이익, 평화 공존의 원칙에 기초해 양국 간의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성명에서 온두라스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중국 정부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 정부이며, 대만은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 일부”라면서 “대만과 단교하고 더 이상 대만과 공식 관계 및 접촉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중국 측은 “온두라스의 입장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온두라스 외무부는 전일 트위터를 통해 “온두라스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면서 ”온두라스는 대만에 양국 외교 단절 결정을 통보했다”고 알렸다.

대만 외교부 또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의 주권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온두라스와 외교 관계를 이날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만 외교부는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 온두라스 내 대만 인력을 철수시키며, 주대만 온두라스 대사관을 폐쇄할 것을 온두라스 측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부장은 “온두라스가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경제 및 무역 지원을 요구하면서 대만과 중국의 온두라스 지원 계획을 비교했다”면서 “대만은 오랜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 계획을 제안했으나 온두라스는 여전히 무모한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대만 외교부 청사 출입구에 다른 수교국 국기와 함께 걸려 있던 온두라스 국기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1년 “선거에 승리하면 즉시 중국 본토에 외교 및 상업 관계를 개방할 것”이라고 발언했으나, 지난해 1월 취임식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공식 초청하는 등 대만과의 관계 유지 의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카스트로 대통령은 중국과의 공식 관계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대만과의 단교 수순을 밟았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세계 각국이 대만 정부와 공식적인 교류를 하는 것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온두라스의 대만과 단교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는다. 차이 총통은 오는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미의 우방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순방하며 이 과정에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할 예정이다. 차이 총통은 로스앤젤레스 경유 기간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과 만날 것으로 알려져, 중국은 “어떤 형식의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도 반대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온두라스의 단교로 현재 대만 정식 수교국은 바티칸 교황청과 벨리즈, 에스와티니, 과테말라, 아이티, 나우루, 파라과이,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3개국이다. 지난 2020년에는 니카라과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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