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깜짝 하락’ 속 강달러…환율 1370원대 붙박이[외환브리핑]

역외 1374.5원…2.95원 상승 출발 전망
美소비자물가 이어 생산자물가 둔화 확인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 1만3000명 증가
연준 연내 ‘1회 인하’에도 시장은 ‘2회’ 베팅
유럽 불확실성에 유로화 급락…달러화 강세
장중 BOJ 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 엔화 변동성 주의
  • 등록 2024-06-14 오전 8:32:00

    수정 2024-06-14 오전 8:41:57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70원 중반대에서 지지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 둔화에 이어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PPI)가 깜짝 하락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유로화가 급락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AFP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74.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3.9원) 대비 2.9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5월 생산자물가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을 밑도는 수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간 하락 폭은 작년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은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이 올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고용시장 관련 지표도 냉각 신호를 보였다. 지난 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2000명으로 직전주보다 1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자 지난 2023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전일 미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1회로 축소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2회 인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에는 미 연준의 25bp 인하 확률은 61.1%로 높아졌다. 9월 동결 확률은 32.3%를 나타냈다. 아울러 12월 50bp 이하 금리인하 확률도 73.3% 정도로 반영했다.

인플레 둔화에도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오후 7시 21분 기준 105.22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4에서 105로 오른 것이다. 유로화 가치가 계속 급락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93유로를 기록 중이다.

유럽 의회 선거 결과 유럽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고, 유럽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 등 다양한 뉴스가 쏟아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화 강세를 쫓아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뉴욕 증시가 상승하는 등 위험선호 심리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을 지지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장중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온다.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을 감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 기준금리는 동결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국채 매입 축소 여부가 관건이다. 만약 국채 매입 축소를 결정한다면 장중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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