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불씨 되살리나..카드 즉석발급 `꿈틀`

부동산도 불안한데 일부 카드사 카드 즉석 발급..거품 조장 논란
금감원은 `강 건너 불구경`
신규 가입자 즉석 발급 금지 원칙적 입장만 되풀이
  • 등록 2006-07-25 오전 10:02:27

    수정 2006-07-25 오후 2:49:51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과거 카드대란의 주범이었던 신용카드 즉석 발급이 암암리에 이뤄졌음에도 금융당국이 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카드사가 수년전부터 신규 가입자에게 즉석 발급을 하고 있었으나 금융감독원이 취한 조치는 단 한 건도 없어서다.

카드사태가 불거졌던 4년 전 '즉석 발급을 자제해달라'는 요지의 경영지도 공문을 보낸 게 거의 전부다.  

금감원은 최근에도 "신규 가입자에 대한 즉석 발급은 못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카드 대란의 불씨를 살리는 게 아니냐는 핀잔을 받고 있다.

◇ 카드 즉석 발급 논란

25일 금감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현대백화점에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현대카드S를 즉석에서 발급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이 사실을 알았는 지 몰랐는 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현 금감원 여전감독실장은 "카드사들의 즉석 발급 여건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과거 즉석 발급이 가져온 폐해를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면서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했다.

김 실장은 다만  "현대카드 문제는 구체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외에 일부 카드사들도 예외적인 규정을 넓게 적용해 암암리에 카드를 즉석에서 발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즉석 발급은 카드 분실이나 갱신, 전환, 해외여행 고객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결국 이렇게  금감원의 카드 즉석 발급에 규제가 느슨하게 되자 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이 이 틈을 파고든 셈이 됐다.

◇ 카드업계 되레 "시대가 변했다"
 
현대카드는 아예 감독 당국의 묵인아래 2년전부터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즉석 발급을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으로부터 즉석 발급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았다는 설명.

당시 금감원 실무진은 카드발급 제반절차(직업,소득,본인확인 등)와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회사가 신용카드를 즉시 발급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자 카드업계는 오히려 즉석 발급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정도로 당당해졌다.

과거에는 무자격자에 대한 발급이 문제가 됐지만 신용조회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신속한 신용조회와 심사가 가능해졌다는 주장이다.

문제의 핵심은 즉석에서 카드 발급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신용 심사를 단시간에 제대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데 있다는 게 업계의 논리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신용카드를 발급받는데 일주일에서 열흘이 소요되는데, 심사 자체에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 명확한 감독 규정 절실

그러면서 "대부분은 카드모집인이 서류를 받아서 접수해 심사팀으로 가는 시간, 심사팀에서 발급팀으로 넘겨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즉석에서 카드를 발급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분인데, 사실 심사팀에서 개인 한명을 심사하는데 이만큼의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

현대카드 관계자는 "즉석 발급은 심사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불확실한 점이 있으면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체 접수의 10%만 가능할 정도로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에대해 "카드 즉석 발급에서 심사 부분만 완벽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사실상 감독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감독 당국이 이제라도 카드 즉석 발급을 전면 중단하던지 아니면 심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던지 투명하고 세밀한 감독 규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칫 방심할 경우 제2의 카드대란을 잉태할 것이란 충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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