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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3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과 부산신항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에 힘을 싣기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각각 열었다. 지난달 12일 9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지 한 달도 안돼 다시 노동자대회를 연 것이다. 이날 집회엔 서울과 부산에 각 5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전국 단위로 총 1만여 명이 모였다.
조합원들은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집결한 뒤 행진을 통해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가자, 총파업’, ‘단결 투쟁’이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둘러멘 이들은 “화물안전 운임제 확대하라!”, “업무개시 명령 철회하라!” 등 플래카드를 들고 연호했다. 노조는 이날 △화물노동자 총파업 승리 △노동개악 저지 △노조법2.3조 개정 △민영화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사에 나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7월 2일 대우조선하청 노동자들을 지켜내고자 서울과 거제에서 투쟁을 열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는 화물연대 동지들의 파업투쟁 사수하기 위해 노동자대회를 열었다”며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 아침부터 국회 앞에 대형 무대가 설치되는 등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면서 경찰은 교통혼잡 등 안전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노동자대회 무대 뒤엔 아크릴 벽을 설치해 의사당대로를 전면 통제하고 일부 구간에 대해서만 시민들의 통행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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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근에서 주로 열리던 ‘진보 대 보수’ 시민단체들의 맞불 집회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개최됐다. 2개 차로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서 맞불집회가 열리면서 단체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행동전환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17차 촛불대행진’을 열고 “윤석열은 업무를 중단하고 퇴진하라”고 외쳤다. 패딩을 입고 털이 달린 모자를 뒤집어 쓰는 등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탄압 말라! 화물연대 투쟁’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파업 당사자인 오남준 화물연대 부위원장은 직접 무대 위에 올라 “지난 2월 파업 당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토부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품목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채 파기했다”며 “정부와 여당은 국회 논의를 5개월 동안 방치하면서 도로에서 일하는 화물노동자의 안전과 생명 무시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화물노동자들은 요소수 대란과 기름값 폭동 사태에도 열심히 일만 하며 경제동맥과 같은 역할을 해왔지만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만 내세우며 모든 행정명령을 동원해 화물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7000명 규모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오후 1시부터 촛불행동 맞대응집회를 열었고, 진보와 보수단체들은 차로를 사이로 서로 플래카드를 내밀며 마주 보고 섰다. 촛불집회엔 주최 측 추산 누적 3만 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숭례문~명동~을지로~종각 경로로 행진한 뒤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