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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의 HMR은 1인가구가 주로 이용하는 집밥의 대체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HMR은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 초기 HMR은 비축식량으로 선택됐다. ‘신선’, ‘건강’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도 요리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적당한 수준의 맛을 내는 HMR은 한끼 간편히 먹기에 괜찮은 선택지였다. 이후 장기화하는 코로나로 소비자들은 결국 간편하면서도 신선하고 건강한, 요리하는 즐거움까지 갖춘 HMR을 찾게 했다. 바로 ‘밀키트’(Meal Kit)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HMR 시장이 지난 2016년 2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2년 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번가 식품군의 주요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평균 50% 이상 거래액 증가를 보였다. 이 가운데 밀키트·쿠킹박스는 117%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15억원이던 밀키트 시장은 2019년 24.7배 증가한 370억원으로 성장했다. 한국농촌연구원은 2020년 밀키트 시장 규모가 약 1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은 2020년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6.3%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에서도 지난해 간편식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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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과 함께 1년간 식탁을 책임진 것은 바로 배달음식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개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합계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2773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같은 해 1월 2129만명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배달 음식이 급증하면서 배달이 가장 많았던 메뉴 순위도 변동이 있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까지만 해도 버거, 치킨, 한식, 분식, 디저트 순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버거, 한식, 치킨, 디저트, 분식 순으로 바뀌었다.
한식 배달 비중은 전체의 15.1%로 2019년보다 4.7% 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달 음식 대명사 치킨의 비중은 1.2% 포인트 증가한 14%를 기록했지만 한식에 밀려 3위였다.
디저트류 역시 2019년 8%에서 지난해 11%로 비중이 급등하여 분식을 크게 앞질러 4위를 차지했다. 메쉬코리아는 한식과 디저트의 약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늘어난 것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메쉬코리아의 관계자는 “기존에도 배송 주문이 활발했던 버거나, 치킨 등은 물론 국, 찌개, 탕, 반찬류 등이 메인이 된 한식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커피숍 방문 제한 등으로 카페 디저트류에 대한 수요도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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