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복제약 토대로…신약개발 전력 다할 것"

'국내 첫 바이오 유니콘' 에이프로젠 김재섭 대표
코로나19로 합병 가능…KIC·H&G 주주와 공유
오송공장 FDA 승인 받아 허셉틴 등 탄력 기대
  • 등록 2020-05-20 오전 6:00:00

    수정 2020-05-20 오전 9:34:40

[성남=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에이프로젠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3위 업체로 알려졌지만 신약 개발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15조원의 기업가치를 확보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국내 최초 바이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기업인 에이프로젠의 증시 데뷔가 10월이면 성사된다. 에이프로젠(Aprogen) 사명은 ‘A(넘버원·항체 Antiboby)-Protein(단백질)-gene(유전자)’로 최고의 이중항체기술을 가진 단백질 유전자 기업이라는 뜻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넥셀세인 매각과 1년 뒤 상장폐지로 기업사냥꾼 이미지가 큰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를 지난 12일 경기 성남 본사에서 만났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한라시그마벨리 에이프로젠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코로나19 전화위복…합병 성사될 것”


에이프로젠KIC는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H&G와 합병한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주주확정 기준일은 6월 29일, 임시 주주총회는 8월 11일이고, 합병기일은 10월 6일이다. 합병을 위해선 3사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각 300억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기준으로 에이프로젠 KIC(007460) 7.6%(1385만주), 에이프로젠 H&G(109960) 24.9%(4464만주), 에이프로젠 1.8%(92만주) 이상이면 합병이 무산된다.

김재섭 대표는 “작년 이맘때 합병을 추진하다가 우회상장 요건에 걸려 좌절한 바 있다”며 “연초 에이프로젠KIC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고민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주가가 하락해 예상했던 합병비율이 나와 다행스럽다”고 했다.

합병 시 최대주주 등의 주주 수가 늘면 안되는 만큼 지난해 김재섭 대표 등이 KIC 지분을 매입해 1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상장인 에이프로젠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소위 맘대로 정할 수 있지만 회계법인의 가치 산정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에이프로젠 주요 기관투자자인 포스코기술투자, 상상인증권, 트루벤인베스트먼트 중 한 곳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도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지만 결국 성공적인 엑시트(자금회수)를 위해 합병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1분기에 니치이꼬 제약 지분율을 20% 수준에서 10%로 낮추기도 했다.

기업사냥꾼 이미지에 대해 김 대표는 “제넥셀세인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제넥셀세인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주주들이 한국기술산업에 지분을 팔라고 했고 기존 매각대상자와의 계약을 파기하며 제넥셀세인을 넘겼다.

하지만 1년 뒤 한국기술산업이 350억원을 횡령하고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김 대표는 “제넥셀세인의 자회사인 에이프로젠을 110억원에 되사오는 옵션을 행사해 지금의 에이프로젠이 있게 됐다”며 “사실 2009년부터 기관 투자를 받으러 다녔고 국내 웬만한 기관들 100여곳은 더 만난 것 같다. 심사역은 이해를 했지만 제넥셀세인 상폐의 낙인 때문에 막상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거쳐 니치이꼬제약으로부터 투자와 이후 에이프로젠KIC와 H&G 주주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에이프로젠이 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3사 합병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미케이드 복제약, 2년 후 美 판매”…허셉틴·리툭산 시밀러도 기대

바이오 유니콘 에이프로젠의 경쟁력이 궁금했다. 김 대표는 “사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에이프로젠 가치의 절반은 신약”이라고 답했다. 에이프로젠은 이중 항체 기술을 보유한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업체다. 그는 “미국에서 이중 항체 플랫폼 기술로 2가지 특허를 취득한 회사는 에이프로젠밖에 없다”며 “2010년부터 거의 10년간을 이중 항체 기술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계법인이 추산한 1조7000억원의 가치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에이프로젠의 내부 연구개발 인력 절반 이상이 신약개발을 맡고 있다”며 “합병 후 바이오시밀러회사가 아닌 신약회사라는 인식이 확대하면 주가 상승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을 뒷받침할 탄탄한 바이오시밀러도 순항 중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까지 완료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복제약 생산을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생산시설 허가를 받기 위해 오송 공장을 정비 중에 있다.

김 대표는 “레미케이드는 연말쯤 FDA에 품목허가(시판허가)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1년정도 걸려 허가를 받는다면 2022년부터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과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 복제약 판매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에이프로젠은 삼성바이오, 셀트리온과 달리 연속배양방식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데 레미케이드보다 허셉틴의 생산력이 10배에 달하고, 리툭산은 그 이상,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는 15배에 달하기 때문에 생산원가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노벨상을 꿈꾸던 과학자를 포기하고 기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의 삶의 터전인 회사를 지켜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에이프로젠 직원 420명을 비롯해 이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창의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이 되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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