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악의 날"…2연속 WC 본선 탈락, 독일 선수단 '멘붕'

최종전 승리했으나 득실 차 밀려…2연속 16강행 실패
"부진 늪 빠질까 걱정"…일본전 결정적 패인 입모
'최고 연봉' 플릭 감독, 책임론 고조…"거취 곧 결정"
  • 등록 2022-12-02 오후 1:19:01

    수정 2022-12-02 오후 1:19:01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카잔의 기적’에 이어 ‘도하의 기적’에 당한 독일 선수단이 월드컵 본선 2회 연속 탈락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선수들은 “최악의 날”이라고 입을 모았고, 한지 플릭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AP Photo/뉴시스)
독일은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코스타리카에 4-2로 승리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진행된 일본-스페인전에서 일본이 스페인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결국 16강행이 최종 좌절됐다. 1승1무1패(승점 4)로 스페인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조 3위로 내려앉았다.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내 인생 최악의 날”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지난해 유로 2020에 이어 또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며 “대표팀이 부진의 늪에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 일본이 속한 E조는 조 추첨 직후부터 ‘죽음의 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독일과 스페인의 양강 체제가 유력했지만 일본의 선전이 판도를 흔들었다. 독일이 최대 희생양이었다. 1차전에서 2-1 역전패하면서 어려운 출발을 했고, 결국 최종전에서도 경우의 수에 발목을 잡혔다.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그는 “이번 대회 결과를 받아들이기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린 오늘 경기 때문에 탈락한 게 아니라 일본전에서 패해 떨어진 것이다. 일본전 결과는 매우 뼈아프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자책했다.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는 “첫 번째 경기에서 패배한 게 지금까지 우리를 압박한 것 같다”면서 “조별리그 탈락은 우리의 잘못”이라며 “스페인을 비난하는 건 쉬운 방법이지만, 우리를 성장시키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고 고개를 숙였다.

독일은 직전 러시아 대회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4년 만에 ‘카잔의 기적’을 설욕하기 위해 나선 이번 월드컵에서도 결국 아시아팀에게 덜미를 잡혔다. 월드컵 본선 2연속 조별리그 탈락은 독일 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한지 플릭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AP Photo/뉴시스)
사령탑 역시 부진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졌다. 특히 플릭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대표팀 감독 중 최고 연봉(약 89억원)을 받는 것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후 플릭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당장 말하긴 어렵지만 우린 이번 월드컵을 냉정히 평가하고 다른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면서 “나는 매우 비판적인 사람이고 모든 걸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향후 사임 여부에 관해 묻자 “아직은 모른다. 탈락 직후 얘기하긴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곧 결정하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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