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베이스는 재미없는 악기?..그 '편견' 제가 깰게요"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 인터뷰]
30일 복귀 리사이틀..국내 활동 재개
"결혼· 출산 후 음악적으로 성숙해져"
  • 등록 2020-05-12 오전 6:00:01

    수정 2020-05-12 오후 10:09:07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사진=봄아트프로젝트)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딱 10년 전인 2010년 독일 마티아스 슈페르거 국제 콩쿠르. 참가자 중 가장 어린 17세 소녀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소녀는 청중상과 협연상, 특별상까지 휩쓸며 국제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의 이름은 성미경.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과 중국 활동으로 한 동안 우리 곁을 떠나 있었던 그가 오는 3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다시 국내 활동에 나선다.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무살 때 미국으로 유학간 후 약 7년간 해외에서만 활동해 늘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항상 외롭고 힘들었다”면서 “결혼을 계기로 중국 활동을 접고, 앞으로 한국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수석 연주자와 산하 아카데미 교수를 겸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던 성미경은 중국에서 만난 한국인 사업가와 결혼해 지난해 6월 한국으로 거취를 옮겼다. 10년 전 콩쿠르 때 앳된 얼굴로 무대에 섰던 소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돼 돌아왔다. 그는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음악적으로 더 성숙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더블베이스에 입문한 성미경은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출신의 아버지 성영석, 오빠 성민제와 함께 ‘더블베이스 가족’으로 유명하다. 언제가는 무대 위에 3대의 더블베이스를 놓고 가족이 함께 연주하는 꿈도 갖고 있다. 성미경은 “실현까지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아버지와 오빠도 (가족 연주)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본격적인 한국 활동을 시작하면서 “더블베이스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나름의 목표도 세웠다. 그는 “더블베이스라 하면 으레 ‘재미없는 악기, 테크닉 곡이 없는 악기, 남자들의 악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그런 편견을 다 깨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더블베이스는 오케스트라 뒤에 자리잡아 저음을 내는 악기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고음을 낼 때 더 큰 매력을 뿜어내는 악기”라고 강조했다.

성미경은 이번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D. 957 중 4. 세레나데 d단조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D 장조 No2, Op.58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 단조, Op.19 등을 연주한다. 더블베이스 곡이 아닌 첼로 작품들을 편곡해 더블베이스의 매력을 보여주려 한다. 성미경은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더블베이스로 연주되지 않았던 곡들”이라며 “더블베이스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풍부한 감성 표현으로 유명한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협연자로 나선다. 성미경은 “유학 시절 유튜브 연주 영상을 본 라쉬코프스키가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해와 인연을 맺게 됐다”면서 “이번이 세 번째 협연 무대”라고 소개했다.

연주자로서 롤모델이 있는지를 묻자 “제가 ‘여성 더블베이시스트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답한 당찬 성미경. 그는 국내 관객들과 오랜만에 만난다는 사실에 잔뜩 설레 했다. 인터뷰 말미, 성미경은 이번 공연에는 공개하지 않은 ‘깜짝 카드’가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공연장에 오면 프로그램에 없는 저의 ‘비밀 연주’를 들을 수 있어요, 아주 재미있을 거예요. 기대하셔도 됩니다.”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사진=봄아트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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