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도 ‘땡처리 아파트’

준공 후 미분양 5년만에 최고
20~30% 할인판매 급증 건설자금 대출 스톱상태
‘연말 건설사 대란설’까지
  • 등록 2006-07-21 오전 8:20:00

    수정 2006-07-21 오전 8:36:26

[조선일보 제공] 입주가 임박한 부산의 A아파트는 최근 200여 가구가 집단 해약해 시공사가 발칵 뒤집혔다. 시세가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자 계약자들이 입주를 포기하고 해약했다. H부동산 김모 사장은 “살 생각만 있다면 원하는 동·호수를 다 맞춰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말 입주한 경남 김해시 B아파트도 입주 8개월이 넘었지만 20% 이상 미분양이 남으면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분양 당시 2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지금은 분양가보다 1000만원쯤 싸게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주택 경기의 침체로 집이 다 지어진 뒤에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5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교통부는 5월 말 현재 준공 후 미분양 주택 1만2444가구로, 2001년 4월(1만2886가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방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2411가구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으로 남아 있다. 건설업계는 실제 미분양은 정부 통계보다 3~4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도권에도 ‘아파트 땡처리 시장’ 등장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보다 20~30% ‘할인 판매’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나 있었던 ‘아파트 땡처리 시장’이 서고 있는 것. 부산 서구 D아파트(180가구)는 미분양에 한해 분양가를 15% 깎아주고 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내세운 ‘특별 분양’ 플래카드가 모델하우스마다 붙어 있다. 수도권으로 할인판매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북의 A아파트는 입주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100여 가구 중 10여 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자 시공사가 2000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자는 “입주자들이 집값 떨어진다고 항의를 하기 때문에 소문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영원아이디’ 이원식 사장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20~30% 정도 할인된 가격에 땡처리 시장에 나오는 소규모 단지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 대란설까지 나돌아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업체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고 있다. 작년 말 부채비율이 150%대의 우량기업인 A사는 최근 지방주택사업이 많다는 이유로, 신용평가 등급이 ‘BBB’에서 ‘BBB-’로 평가돼 건설업계에 충격을 줬다. 한 중견사의 영업담당 임원 B씨는 “미분양 주택이 IMF 수준인 1000가구에 육박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시장이 풀리지 않으면 연말 이후 부도 내는 건설업체가 줄을 이을 것”고 말했다.

◆지방경제에도 영향 줘

시간이 갈수록 주택경기는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향후 주택경기의 선행지수라고 할 수 있는 건축착공 면적은 올 들어 전국적으로 12.5%가 감소했다.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건설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도 거의 중단된 상태다. 미분양 적체는 지방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더감’ 이기성 사장은 “아파트 입주에 따른 가전제품이나 가구 교체수요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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