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보고 싶어졌다면 충분하지 않나요…‘너진똑’을 위한 변명[이주의유튜버]

대한민국 최대 북튜버 너진똑…18일 기준 구독자 90만
무거운 책을 기발한 방식으로 소개…게임처럼 구성하기도
‘지적 허영심만 채워준다’ 비판 있으나 순기능 훨씬 많아
  • 등록 2023-03-18 오전 10:01:24

    수정 2023-03-18 오전 10:10:27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최근 한 기업이 ‘심심(甚深)한 사과’라는 표현을 사과문에 썼다가 문해력 논란으로 번지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일부 네티즌이 심심(깊고 간절한)의 뜻을 몰라 “심심하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다” 등의 댓글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거론되는 문해력의 문제는 재밌는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책(텍스트)를 가까이 하기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자료 = 유튜브 캡쳐)
이번 주 소개할 유튜버 ‘너 진짜 똑똑하다(너진똑)’은 대한민국 최대 북튜버(북+유튜버)입니다. 18일 기준 구독자가 90만 2000명, 동영상도 150개나 있습니다. 2019년부터 5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누적 조회수가 6500만회가 넘습니다.

너진똑은 종종 사회현상이나 자기계발 등을 주제로 한 영상을 올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책이 주제입니다. ‘파우스트’, ‘팩트풀니스’, ‘사피엔스’, ‘국부론’, ‘사랑의 기술’, 몰입의 즐거움‘, ’자유론‘, ’동물농장‘, ’총균쇠‘, ’데미안‘,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오만과 편견‘ 등이 그가 영상을 통해 말했던 책들입니다. 이름은 들어봤는데 선뜻 손이 나가기는 어려운 책이지요.

수많은 북튜버 중 너진똑을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는 그만의 차별성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북튜버들은 한 권의 책을 주제로 정하면 이를 읽어주거나 혹은 설명하는 것에 집중하지만 너진똑은 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뒤틀거나 혹은 기발한 표현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소개하면서 이를 마치 미연시 게임(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처럼 소개하기도 하고,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피스 만화를 요소마다 빗대 영상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뒤틀기 또는 기발한 표현으로 영상을 구성함에도 뚜렷하게 주제가 드러나는 것은 책에 대한 이해와 수많은 공부가 곁들어졌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자료 = 유튜브 캡쳐)
너진똑은 자기 목소리도 또렷합니다. 지난해 말에는 스테디셀러 도서인 ’부의 추월차선‘을 소개하며 “라면 받침으로도 불경하다”라고 과감히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읽은, 그리고 평점이 높은 책을 이같이 대놓고 저격하면 대형 유튜버로서 역풍을 충분히 예상했겠으나, 그럼에도 목소리를 낸 것은 구독자에게 바른 것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과 책에 대한 사랑과 더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너진똑 콘텐츠에 따라붙는 소수 의견은 ’잘난척 하기 위한 지적 허영만 채워준다‘는 내용입니다. 책(텍스트)으로 소화해야 할 진중한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 그것도 가벼운 게임이나 만화, 드라마에 빗대어 소개하는 것이 불편한 이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영상으로 책을 쉽고 흥미롭게 소개하지 않았다면 그 책에 관심을 가졌을까는 의문입니다. 재미나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의 영상을 본 1%라도 흥미가 생겨 책을 직접 사서 읽어보고 싶어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의 영상이 어려운 책으로 들어가기 위한 ’가이드북‘이 된 셈이니 더욱 칭찬할 일이지요.

덧붙여 종교개혁 이전 성경은 어려운 라틴어 대부분이었고 게다가 인쇄술도 발달 전이라 널리 보급되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농부나 목동과 같은 당시 일반 시민들은 직접 보기 어려웠으니, 공부한 성직자만이 성경을 독점하고 편한대로 왜곡했을 것입니다. 종교개혁 이전 교회는 면죄부를 파는 등 가장 부패가 심각했다는 것은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라틴어든 영어든 성경을 가장 쉽고 명확하게 대중에게 전달했다면 그게 훨씬 더 바람직한 일입니다.

(자료 = 유튜브 캡쳐)
너진똑이 아무리 책 영상을 재밌게 만들어도 가볍고 자극적인 영상보다 더 흥미롭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영상을 찾아간 이들은 재미와 자극을 넘은 지식을 추구하려는 이들일 것이고, 또 그의 메시지에 흥미를 느꼈다면 직접 책으로 접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점점 책을 가까이하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최고의 책 세일즈 맨인 셈입니다.

너진똑 영상의 업데이트 주기는 최소 2주 이상 입니다. 이 때문에 구독자들은 그가 더 자주 영상을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공부와 조사를 병행하는 콘텐츠 특성상 더 빨라지긴 어려울 것입니다. 빨리 올려달라는 말 대신 무리하지 말고 지금처럼 꾸준히 좋은 콘텐츠만을 올려달라는 바람만 전해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대한민국 3대 도둑 등장
  • 미모가 더 빛나
  • 처참한 사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