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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특파원 간담회를 통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유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3국이) 의견을 같이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을 위한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긴장을 완화하고 진전을 이루기 위한 3각 공조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측의 지지도 표명했다.
이번 협의에서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대북 대화 재개에 미칠 영향도 논의됐다. 한국 고위 관계자는 “북한을 어떻게 대화로 끌어낼지 여러 관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이런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는 상황은 그런 노력에 일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미사일 발사가 오히려 북한을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시급성을 보여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결국 대화와 외교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자꾸 발생하면 어려움은 발생하지만 대화와 관여라는 큰 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느꼈다)”고 했다.
다만 이날 미국 백악관 성명과 국무부 논평에는 여전히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도발이나 규탄이라는 표현 없이 깊은 유감을 표시한 것과 달리 ‘도발’이라는 표현도 여전히 유지됐다. 북한 측이 자신들의 무기시험을 ‘도발’로 규정한 것에 대해 ‘이중잣대’라고 주장하면서 대화의 선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먼저 ‘당근’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없는 대화’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적대 정책 철회’와 ‘조건 없는 대화’ 요구를 반복하는 북한과 미국 양측 기류에 관해서는 “공은 서로 상대방의 코트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북미가) 자신들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그에 대해 뭔가 상대방이 반응을 보이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측은 언제건 어디서건 전제 조건 없이 모든 상호 관심사에 대해 토의하자고 계속 대화 제의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 측이 아직 호응을 안 하고 있는데, 그건 좀 더 시간을 두고 노력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수석대표 협의차 방미한 노 본부장은 이날 커트 캠벨 미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노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관해 설명했으며, 캠벨 조정관 역시 다양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계자는 “아주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가 마무리됐다”라고 했다.
노 본부장은 이날 한국으로 귀국하고 김 대표는 22일 방한한다. 한미는 주말 사이에 서울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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