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지난해 3% 성장률은 일시적인 반등이었을까. 올해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에도 성장률이 2% 중후반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추세적 둔화 국면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평가다.
문제는 내년이다. 세계 경제가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국내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일부 민간 기관들은 2% 중반대 성장률을 점치고 있다.
민간硏, 내달 초 전망치 수정 발표
24일 경제계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초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연구원은 앞서 지난 6월 전망치를 2.8%로 제시했고, 이후 경기 펀더멘털은 더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3.1% 성장률은 추세적인 상승이 아니라 일시적인 상승”이라며 “연초부터 이미 추세적인 둔화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최근 2.8%를 제시하며 어두운 판단을 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고용 증가세가 거의 멈췄다”며 “체감경기도 크게 악화돼 있다”고 했다. 학계 일부는 우리 경제가 2012년 이후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하는데, 민간 연구기관들의 시각도 비슷한 것이다.
민간 기관들이 특히 강조하는 건 내수 침체다. 문재인정부가 대대적으로 돈을 풀고 있음에도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내수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1.7%에 그쳤다. 2014년 4분기(1.3%) 이후 3년반 만의 최저치다.
‘OECD 충격파’의 이유도 주로 내수가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국내 성장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무려 0.3%포인트 하향해,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주원 실장은 “OECD가 내수 쪽을 중점적으로 본 것 같다”고 했고,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국내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한은도 성장률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다음달 18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당초 전망치는 2.9%인데, 2.8%로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
문제는 내년…“2.5% 그쳐” 전망도
더 우려되는 건 내년이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급격히 낮췄다. 주원 실장은 “(다른 민간 기관들도) 2% 중반대 정도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가장 우려되는 건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세계 교역 둔화”라며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주변국으로 부정적 충격이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