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저’ 올해 벌크선 시황…내년에도 ‘약세’ 이어질까

발틱운임지수, 상반기 평균보다 40% 하락 기록
글로벌 인플레이션·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 영향
‘상저하고’ 계절성 거슬러…내년 시황 약세 전망
벌크선사, 장기 계약에 선대 다각화로 대비 나서
  • 등록 2022-11-30 오전 7:00:00

    수정 2022-11-30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하반기 벌크선(건화물선) 운임이 상반기보다 하락한 상황에서 내년까지 벌크선 운임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벌크선사들은 시장 대응력을 강화해 영업 활성화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컨테이너선·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다양한 선대를 구성해 위험을 분산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자료=해운업계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주로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8일 기준 134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2주간 기록한 지수 중엔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이날까지 올해 평균 BDI인 1975와 비교해선 31.8% 낮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 평균(2279)과 비교하면 40.9% 줄어든 규모다.

이 같은 BDI의 하락 원인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인상 △중국의 저성장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이 꼽힌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시황에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미국 미시시피강 수위 저하에 따른 곡물 수출 차질 등 기후 요인도 벌크선 운임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건화물선 시황의 전통적인 계절성도 거스르게 했다. 벌크선을 주로 이용하는 철광석·석탄·곡물 등은 보통 2분기 말부터 물동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건화물선 운임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강세를 보인다. BDI 지수가 발표된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23년간 상반기 시황이 하반기보다 높았던 해는 단 6회에 그친다.

업계에선 하반기 시황이 상반기보다 약세를 나타내는 이른바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난 이듬해엔 한 해를 제외하곤 모두 연평균 BDI가 전년 대비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석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은 “(상고하저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은) 계절성을 거스를 만큼 시장 환경이 악화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2%, 내년 2.7%로 제시하면서 이전 전망치 대비 각각 0.4%포인트(p), 0.9%p 하향 조정한 만큼 내년 BDI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하반기 시황이 상반기 대비 23% 낮은 격차가 큰 상고하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탠다.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은 화주들과 장기 화물 운송계약을 맺는 동시에 컨테이너선·LNG 운반선 등 선대 다각화를 통해 벌크선 시황 악화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팬오션(028670)은 내년 1월 투입하는 LNG 운반선 1척을 포함해 오는 2025년 말까지 LNG 운반선 10척 LNG벙커링 선박 1척을 차례대로 도입할 예정이다. 컨테이너선 4척도 내년과 2024년 각각 두 대씩 도입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내년 시황 전망을 두고도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선사들은 시장 변동을 관찰하고 대응 방안을 판단한 뒤 이를 토대로 선대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면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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