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류 축구선수가 야구 못해 야구발전 안되나"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금산분리 완화주장은 非논리"
  • 등록 2007-10-07 오전 11:58:52

    수정 2007-10-07 오후 1:14:48

[춘천=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54·사진)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어 은행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주장은 비논리의 극치"라며 "이는 흡사 축구선수가 야구를 할 수 없도록 막아 야구계가 발전하지 못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GS강촌리조트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축구선수를 주요 보험사와 카드사 등 재벌계 제2금융 회사로, 야구계는 은행권에 비유해 이 같이 밝혔다.

 
▲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이 원장은 "2류 축구선수는 축구리그에서 먼저 실력을 입증하고 그 후에 야구계 진출을 요구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은행을 빼고 산업자본이 어떤 금융회사도 소유할 수 있는 데도 글로벌 보험사나 증권사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재벌의 금융계열사인 카드·캐피탈회사들이 1~2위를 차지하고도 카드대란으로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현재 금산법상 산업자본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이상 소유할 수 없다.

금융계과 산업계 일각에선 현재 주요 국내 은행이 외국자본에 예속돼있는 데다, 우리금융(053000) 인수 등에 산업자본이 참여할 수 없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회장도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 원장은 그러나 "은행 지분을 외국자본이 휘두르고 있다는 말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주요 재벌그룹도 대부분 외국자본이 지배하고 있는데, 그 산업자본이 은행에 참여한다고 해서 토종자본이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금산분리만 완화되면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지배가 해결될 수 있고 글로벌 뱅크가 나올 수 있다는 단선적인 논리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금산분리 규제완화 말고 ▲해외진출 문제 ▲투자금융(IB) 활성화 문제 등을 더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초 취임한 이 원장은 "원장이 되고나니 연구를 하거나 리포트를 쓸 시간이 없어 아쉽다. 마치 기자가 취재현장을 떠나면 느낀다는 불안함과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며 3개월간의 금융연구원장 생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대기업 경제연구소의 경우 연구 자체보다는 `마케팅`을 잘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하지만 포장보다는 연구 그 자체로 각광받을 수 있는 연구기관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참고기사 ☞ 「이동걸 금융硏 원장 "한국은 금산분리 가장 미흡한 나라"(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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