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IT 융합 솔루션 첫 개발…기업 횡령사고 막는다”

[주목! 회계人]이승영 딜로이트 안진 데이터분석팀 수석위원
‘자금사고 이상 징후 진단·탐지·적발 솔루션’ 최초 개발
회계-데이터분석 만남, 세상에 없는 차원 다른 서비스
챗GPT로 되레 회계 영역 확대, 美처럼 전문가 키워야
  • 등록 2023-03-22 오전 7:01:00

    수정 2023-03-22 오전 7:01: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굴지의 대기업에서도 횡령 사고가 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수년간 남몰래 빼돌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 횡령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사전에 제대로 횡령을 잡아내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회계사들의 자금흐름 분석 전문성을 정보기술(IT)에 녹여내 세상에 없었던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이승영 딜로이트 안진 회계감사본부 데이터분석팀 수석위원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라이트하우스(RightHouse)’ 출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라이트하우스는 기업의 자금사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진단·탐지·적발하는 솔루션이다. 이 수석위원은 “데이터 기반으로 회계법인의 노하우와 IT가 접목된 최초의 자금사고 이상 징후 진단·탐지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이승영 딜로이트 안진 회계감사본부 데이터분석팀 수석위원은 “항상 모든 일에 있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리딩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우스는 옳은(right) 집 또는 등대(light)처럼 빛을 비춰주는 집이라는 중의적인 뜻을 갖고 있다. △한국외대 경제학과 △한국공인회계사(KICPA) △딜로이트 안진 회계감사본부(2007년~) △서강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사진=이영훈 기자)


딜로이트 안진 데이터분석팀은 회계사와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회계법인 소속 분석팀이다. 회계법인 중에서 데이터 시각화·업무자동화·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분석팀이기도 하다. 이 수석은 데이터분석팀이 만들어진 2017년 ‘창립 멤버’로 합류해 현재는 분석팀 업무 전반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분석팀이 수년간 노하우를 녹여 지난달에 라이트하우스를 출시하자 업계 문의가 쏟아졌다. 오스템임플란트 등 횡령 사건 및 재판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 수석은 “주가 여파 등으로 언론에 노출이 안 되고 있을뿐 횡령 사고가 연간 6000건 이상 일어나고 있다”며 “기업 이미지를 걱정하는 공기업, 그룹사 전체 부정징후 모니터링을 원하는 기업 위주로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특히 해외 법인의 횡령을 걱정하는 기업들의 관심이 크다. 이 수석은 “해외법인장이 몰래 회삿돈을 썼다가 몇주 후 채워놓는 경우, 가랑비 맞듯이 찔끔찔끔 돈을 빼돌리는 사례도 잡아낸다”며 “디지털 기반으로 자금·회계 흐름을 추적하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탐지되면 곧바로 컴퓨터에 ‘빨간색’ 알람이 뜬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등 외부 기관의 데이터도 활용해 자금사고 징후에 대한 탐지 확률을 높였다.

이 수석은 앞으로 자금사고 리스크 방지가 기업 안팎에서 점점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봤다. 기업 임원의 거취, 주가, 투자자 보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그는 “지금은 과거 서부 개척시대처럼 회계와 IT가 융합하는 새로운 시대”라며 “기존 감사 시스템과 완전히 다른 IT 데이터 기반 자금사고징후 탐지 기법이 점점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에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데이터분석 과목이 추가된다.

이 수석은 “데이터분석 기반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데 전문인력과 관련 교수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챗GPT와 인공지능(AI) 발전으로 회계사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회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회계와 데이터분석을 접목한 인력을 양성하고 전략자산으로 키워낸 회계법인이 넘버원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를 위해 딜로이트 안진은 데이터분석 기반 솔루션 후속 모델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해 이 수석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처럼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회계 업무에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그는 “미국처럼 데이터분석 가이드·샘플을 제공하고, 회계감사 기준을 개정해 데이터분석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대학교 학위 과정을 개설하고 교수진을 늘리는 등 전문가를 키우는 대책을 빨리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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