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독일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예상과 달리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지난 3분기 GDP가 0.5%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4분기 경기가 상당히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소비가 주춤하면서 경제가 위축됐다. 연방통계청은 “물가대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줄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가 이번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 연속 역성장에 이를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토마스 지젤 VP 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예상만큼은 아니지만 겨울철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독일 경제가 심각하게 붕괴할 가능성은 없지만 여전히 약간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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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독일 정부는 올해 봄 이후에는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올해 독일 경제가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0.4% 역성장을 예상했지만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독일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추가 수요로 1.8% 성장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최근 독일 정부 올해 경제전망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끔찍한 경제위기를 모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이제 경기침체가 만약 온다고 하더라도 짧고, 가벼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