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필요해'…주식과 함께 떨어진 금값

위험자산 주식 떨어지는데 안전자산 금값도 동반하락
"마진콜·경기둔화 등 더 큰 위험 대비해 현금수요↑"
부동자금도 늘어나지만…증권가선 "金 수요 다시증가" 전망
  • 등록 2020-03-03 오전 12:50:00

    수정 2020-03-03 오전 12:50:00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일단 현금부터 확보해 놓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마련해 놓으려는 움직임이 강해진 탓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경제 불확실성 지속은 불가피하겠지만, 각국의 재정·통화 정책이 글로벌 경기의 본격적 침체는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 떨어지는데 금값도 ‘뚝’…마진콜 등 대비해 현금 찾아

(그래픽=이동훈 기자)
2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이날 금가격(1g)은 6만 152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2.81% 내렸다. 금가격은 연초 이래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다가 2월 후반 6만 4000원대를 기록한 뒤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해당 기간 주식은 급격한 하락장을 겪었다. 지난달 20일 이후 2일 장마감까지 코스피 지수는 9%대, 미국 S&P500 지수는 12%대 하락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글로벌 경기둔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경기의 파열음이 중국에서 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 민간 제조업 지표인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월 40.3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4년 4월 지표가 처음 발표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던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40.9 보다 더 낮은 수치다.

보통 금과 주식은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인다. 위험자산의 대표격인 주식이 내리면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값이 오르는 식이다. 따라서 코로나19에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져서 주식이 내렸으면 금값이 올라야 상식에 부합한다. 그런데 최근 금값의 움직임은 이에 따르지 않고 주식과 함께 하락하고 있다. 실제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부 금은 온스당 전날대비 4.6%나 내린 1566.7에 마감했는데, 이날 S&P500지수는 0.82%나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본격적인 경기둔화에 대비해 현금 수요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 공포 속에서 안전자산 급등을 겪는 동안 금 가격은 7년래 최고치를 기록 후 반락했다”며 “온스당 1700달러를 앞둔 단기 레벨 부담과 주식시장 급락 속에서 투자자들의 현금 비축 수요가 겹쳐 대량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의 시장 혼란에 따라 지난 28일 금값도 4.6% 하락했는데,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주식의 손실을 메꾸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늘어나는 부동자금에도…“金, 다시 상승세 탈 것”

실제 부동자금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연초 이후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104조 8606(지난해 12월 31일)원까지 내려갔던 MMF 자금 규모는 지난달 28일 현재 147조 9425억원까지 불어나 있다. 두 달 남짓한 기간에 40조원 넘는 뭉칫돈이 MMF로 유입된 셈이다.

다만 이러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코로나19가 금에 들어온 자금까지 빼 나갈 만큼의 경기 둔화, 즉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던 리먼브라더스 사태급의 문제를 일으키긴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측면에서 안전자산인 금을 사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

김소현 대신증권 원자재담당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이 금융위기 정도까지 경기가 악화하는 것을 어느정도 막아줄 것으로 보고, 특히 유동성이 풀릴 경우 마이너스 금리 채권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나 금융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온스당 1500달러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온스당 170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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