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6% 사채까지 썼지만 22억 못막아"…무너진 건설사

경남도급순위 18위 동원건설산업 눈물의 하소연
'레고랜드' 사태에 PF대출 막히고
준공한 건물은 미분양 늪에 빠져
22년 일군 중견 건설사 문닫아
진행하던 600억 사업 중단 위기
70여개 협력업체 충격 불가피
  • 등록 2022-12-02 오전 6:10:14

    수정 2022-12-02 오전 7:03:11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했지만 결국 최종 부도를 면치 못했습니다. 수많은 협력업체, 관계업체가 연쇄부도 위기에 처하게 돼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앞으로 협력업체의 피해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기영 동원건설산업 대표는 지난달 30일 회사의 최종 부도 처리 소식을 전하며 눈물을 머금었다. 지난 22년 동안 경남 창원에서 크고 작은 공사를 도맡으며 지역사회를 일군 건설사가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의 직격탄을 맞으며 쓰러졌다. 직격탄의 주인공은 경남지역 도급 순위 18위 중견 종합건설업체인 동원건설산업.

동원건설산업은 지난달 25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경남은행에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동원건설산업은 2000년부터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건설업체다. 전국 도급 순위 388위로 연 매출은 700억원대다. 창원지역에서는 동원건설산업의 자금난 소식이 심심치 않게 퍼져 있었다고 한다. 창원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장기영 대표가 지역사회와 지인들에게 연락해 겨우 돈을 빌려 급한 불을 껐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며 “고리 사채도 빌렸다고 했는데 사실로 드러나 지역 건설업계가 부도의 공포감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동원건설산업은 공사 금액 대부분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마련해왔다. 올해 6월부터 금융기관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고 이후 래고랜드 사태로 PF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장 대표가 이곳저곳으로 돈을 빌리기 위해 다녔지만 은행은 돈줄을 잠가 버렸다. 이미 준공한 건물에도 대출을 해주지 않아 부도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연 36%의 고리 사채를 빌렸다. 어렵사리 사채까지 끌어와 사업을 강행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대구에 지은 사우나, 헬스장 등 상가 모두 미분양을 기록하는 바람에 상가 분양을 맡았던 시행사가 먼저 파산했다. 이 때문에 미수금이 늘었고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자잿값이 폭등하고 레미콘 파업 등으로 제때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것도 자금 회수에 영향을 끼쳤다.

이번 부도로 현재 진행 중인 공사 역시 전면 중단 위기에 처했다. 동원건설산업이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인 곳은 창원시 회성동 복합행정타운을 비롯해 현동·양덕동 상가 등이 있다. 이들 사업은 예정된 공사 금액만 600억원 규모다. 이번 부도로 협력업체 70여 곳에도 연쇄 부도의 위기에 놓이면서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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