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보이는 금리인상…공매도 타깃된 금융株

메리츠금융지주 등 공매도거래 상위권 진입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에 금융주 공매도 표적
파월 "두어 번 금리인상" 통화정책 변화 시사
금리 인하시 금융권 이자수익 감소 영향
올해 연체율 부담도 가중 전망
  • 등록 2023-02-03 오전 5:11:00

    수정 2023-02-03 오전 5:11: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금융주가 공매도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 국면에서 이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지만, 금리가 하락할 경우에는 이자수익이 감소한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며 커지는 연체 리스크도 공매도가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거래 순위 50위에 금융주가 다수 포진했다. 메리츠금융지주(138040)가 공매도 비중(공매도 거래대금/거래대금) 38.03%로 1위를 차지했다.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이 6.58%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비중이 크게 늘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000060), 메리츠증권(008560), 메리츠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성생명(032830)도 공매도 순위 4위에 올랐다. 공매도 비중은 26.03%로, 이는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 10.37% 대비 2배 더 높은 수준이다.

JB금융지주(175330)는 공매도 순위 12위로 집계됐다. JB금융지주는 공매도 비중이 20.13%였다. 20위에는 한국금융지주(071050)가 차지했는데 공매도 비중은 17.09%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삼성카드(029780)(16.66%), 카카오뱅크(323410)(13.48%), 신한지주(055550)(13.13%), 미래에셋증권(006800)(12.71%) 등이 순위권에 진입했다.

금융주 관련 지수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날 KRX300 금융 지수는 812.63으로 전거래일 대비 2.01%(16.64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들어 종가 기준 856.81(1월26일)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둔화하는 흐름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다시 매입한 주식을 갚아 투자 수익을 올리는 기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활용된다. 최근 금융주 전반에서 공매도 비중이 확대된 건 시장에서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에 비하면 통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두어 번 금리 인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도 3월 내지 5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FOMC를 통해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의 스탠스, 통화정책 경로가 변경될 여지가 커졌다”며 “현재 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3번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주들은 금리가 인하되면 이자수익이 감소해 통상적으로 악재로 작용한다. 이미 은행권에서 신규 대출금리가 1년 반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하락 여파에 전월 대비 0.08%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경우 금융사들의 마진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 및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이 순이자마진(NIM) 하락 속도의 변수이나 점진적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반면 경기 둔화 여파에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도 공매도가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가 높아지면서 연체 확대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계 및 자영업자 대출에서 연체 규모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 신용 리스크 상승으로 연결되는 데 시차가 존재한다”며 “올해 연체율 상승 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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