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죽쑤는 3분기…'4분기가 더 무섭다'

3Q 실적 전망치 한달새 15.4% 하향했는데도
삼성전자 포함 44.8%는 기대치 밑도는 실적
美 강달러에 유럽에너지대란·中 부동산 우려도
"어닝서프라이즈 계속 줄어…내년 상반기까지 어렵다"
  • 등록 2022-11-01 오전 5:05:00

    수정 2022-11-01 오전 5:05: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등 주요 대기업들이 줄줄이 기대만 못 한 실적을 내놓았다. 시장은 4분기 전망마저 어두워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기대감을 줄이고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내려갈 만큼 내려간 전망치마저 밑돈다


3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 전망치가 있는 기업 236개 기업 중 67곳이 지난 28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37곳(44.8%)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증권가가 236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합을 최근 한 달간 15.4% 가량 줄여가며 눈높이를 낮췄지만 이보다도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은 삼성전자(005930)부터 예고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위로 국내 산업계의 기둥이라 불리는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15조8175억원)을 31.4% 밑도는 것은 물론 낮아질 대로 낮아졌던 시장 기대치(11조8683억원)마저 8.5%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하며 반도체 수요가 위축되고 재고는 넘쳐나자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주축이 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마저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에 머물며 지난해 3분기(4조1718억원)보다 60.3% 줄어든 성적을 낸 가운데 시장기대치(2조1569억원)보다 23.2% 낮은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어닝쇼크에 연일 주가마저 하락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코스피 시가총액 3위를 내주고 4위로 주저앉았다.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로 3분기에도 기대를 받았던 현대차(005380)조차 의외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551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2조8465억원)를 45.5% 밑돌았다. 세타2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 관련 품질비용 1조3600억원이 3분기에 반영되며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형으로는 대규모 리콜비용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부분별 영업이익을 봐도 금융부분이 부진했다”면서 “금리상승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한국조선해양(009540) 등이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냈지만 상장사 전체를 보면 부족하다는 평가다.

美 금리인상 우려 속 EU·中까지…4Q 우려도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아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경기 침체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수출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는데다, 달러 가치까지 급등하며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실제 한은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6이다. 9월(78)보다 2포인트 내린 수준이다. 지난 2021년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이미 시장은 올해보다 4분기를 우려하고 있다. 코스피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간 11.8% 하향된 상태다. 미국의 달러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겨울철을 맞아 유럽의 에너지 대란까지 가세하면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에너지전망 2002’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에너지 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으며 10년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의 부동산 위기도 가세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으로 중국 가계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시아 지역 성장률 예상치를 4월(4.9%)보다 0.9% 낮은 4.0%로 수정했고 내년 전망치도 기존 5.1%에서 4.3%로 낮춰잡았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전체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97조6500억원으로 지난해(205조6640억원)보다 3.9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큰 폭의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어닝쇼크를 줄이긴 했지만, 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기업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줄어드는 감익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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