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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허브 조성 프로젝트가 공회전을 반복하는 이유로 주먹구구식 진행을 꼽는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세우거나 제도를 바꾸는 등 실제 움직임에 나서지 않고, 정권 교체기 선전성 문구만 펼치다가 흐지부지됐다는 것. 정부가 2000년대부터 부산을 해양수산에 특화된 금융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양금융 클러스터의 특징들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 일례다. 금융허브를 육성하는 것보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민들한테 표를 얻고자 정책을 펴는 만큼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부산을 지역금융과 해양금융으로 특화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관련한 외국계 금융기관이나 외국기업 유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금융허브로서의 특징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각 도시를 어떻게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하고 목적을 세운 뒤, 금융허브 조성에 성공한 다른 나라들을 벤치마킹해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에 공기업을 옮겨놓고 산업은행도 이전한다는데, 서울에 있는 금융기관들을 단순히 지방에 내려보낸다고 해서 무슨 시너지가 나겠느냐”며 “외국기업들이 왜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지를 제도적 환경적으로 분석을 하고, 허브마다 목적에 맞게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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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환 교수는 “인도의 경우에도 특구를 설정해 그곳에 들어서는 외국계 금융기관에는 10년간 세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모든 지역에서 영어를 쓰고 있다”며 “이처럼 외국 금융기관들을 국내 유치하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은 물론 외국인들이 살기 좋은 생활환경까지 여러 인프라를 확보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수도권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는 자본시장 경제특구를 만들어서 외국 자본들이 송금 과세나 규제 없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자본 유출이 자유롭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규제 때문에 가상자산 해외 송금이 자유롭지 않아서 관련 기업과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지만 동남아나 일본은 암호화폐 이용한 해외 송금이 자유로워 사업자들이 많이 들어와있다”며 “외환거래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일부 지역을 금융특구로 지정해 차터시티(개도국의 도시화 및 경제성장을 위한 새 지역경제 발전 모델로 일종의 경제특별구역)처럼 자율성을 보장하고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실제 부산의 경우 금융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블록체인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 적용키 위해 대체거래소 설립 등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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