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0%(중간값 기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7% △9월 5.6% △10월 5.7% △11월 5.0% △12월 5.0% 등으로 내리 5%대를 형성했다.
이번 조사에서 애널리스트 중 4명이 5.0%를, 3명은 4.9%를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2월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9개월 만에 종가 기준 1220원대로 진입하는 등 빠르게 안정됐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8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연평균 96.32달러였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유류세는 인상됐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해 도입단가가 떨어지는 등 순 기름값은 전월대비 내렸다”며 “주유소 판매가격을 모니터링한 결과, 휘발유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나, 경유와 등유는 떨어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한 전세 가격 하락도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중간값)는 3.4%로, 한은 전망치(3.6%)보다 0.2%포인트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물가 경계감이 높지만, 하반기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입물가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점차 우하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전기·가스요금,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에도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안으로 월 단위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께 2% 후반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가격 급등, 금리 인상 등 지난해 물가상승을 이끌었던 요인이 올해 제거되는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도 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물가 등의 상승세 둔화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2%대 물가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