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폭탄'에 뿔난 아이큐어 주주들, 팔 걷어 붙였다

유상증자로 1232만6650주 신규 발행
주가 하락에 조달금액 800억→343억 축소
채무 상환 및 시설 투자 계획 차질
사업 부진에 추가 주가 하락 우려↑
소액주주들, 경영진 교체 목소리
  • 등록 2022-12-02 오전 5:09:00

    수정 2022-12-02 오전 5:09: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유상증자 폭탄’에 아이큐어(175250)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가 발행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주가 하락으로 조달 금액이 반토막 나 사업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소액주주들은 주가 회복을 위해 내년 주주총회을 앞두고 경영진 교체 등을 골자로 한 소액주주운동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아이큐어의 확정발행가액은 2785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1232만6650주를 발행해 총 343억원 조달할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당초 계획에 비하면 대폭 하락했다. 지난 9월19일 유상증자를 결의했을 때만 해도 당시 신주발행가액 6490원을 토대로 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발행가액이 절반 넘게 떨어진 것은 그사이 주가가 크게 하락한 탓이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1차 발행가액)과 구주주 청약개시일(2차 발행가액) 등을 토대로 한 기준주가에 할인율을 적용하고, 1·2차 발행가액 중 더 낮은 가격이 최종 확정가액으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발행가액 결정 기간에 주가가 하락하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줄어든다. 실제 아이큐어의 이날 종가는 3630원으로, 유상증자 결의일(9월19일) 종가 9750원 대비 62.8% 하락했다.

조달 자금이 줄어들면서 사업 투자도 계획대로 이행하기 어려워졌다. 아이큐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 패치 개발 및 판매 업체로, 유상증자를 결의한 지난 9월 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자금 용도로 △4회차 전환사채(CB) 상환(477억원) △패치 전용라인 시설 확장 및 품질 강화(223억원) △임상시험 및 파이프라인 개발(100억원)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조달금액이 계획 대비 절반에 못 미친 343억원으로 확정되며, 전환사채 상환마저 어려운 처지가 됐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성토하고 있다. 사업 부진으로 시가총액이 대폭 하락한 가운데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가 시장에 유통되면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더욱이 유상증자 청약이 미달 될 경우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주가 하락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악재다.

무엇보다 소액주주들은 애초에 4회차 전환사채 발행 목적과 실제 집행이 달랐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큐어 측은 지난해 2월 500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해 도네페질 치매패치 미국 임상시험, 공장 증설 및 운영 등에 사용한다고 했지만 실제 자금은 계열사 지분 확보 등에 주로 활용됐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전환사채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권 자금 조달 등의 대안이 있음에도 유상증자를 활용한 점도 문제로 삼았다. 박세호 아이큐어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도네패질 제품 개발이나 모더나 백신 유통과 관련해 자금을 사용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계열사 지분 확대 등에 활용됐다”며 “전환사채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계열사 정리,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 등이 논의됐지만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은 이 같은 주가 하락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소액주주운동을 본격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소액주주연대를 조직하고 활동 자금을 모금하고 있다. 내년 3월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변호사 및 회계사를 선임해 주주제안에 나서기 위해서다.

현재 주요 요구 사항으로는 △회사 임원진 변경 △회계장부 열람 권리 확보 및 횡령·배임 등 검토 △임원 대상 주식매수선택권 거부 △소액주주연대 추천 감사 선임 등이다. 박세호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주총회 참석자가 3분의 2 이상 초과될 경우 이사회를 대체한 뒤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출하고, 도네페질 미국 임상시험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운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큐어 측에선 4회차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입장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 당시 완제백신 수입 사업을 위한 계약금이 요구될 수도 있으며, 운영자금으로 300억~4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백신사업이 무산된 이후에는 판매관리비를 비롯해 본사 및 연구소 등에 운영자금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환사채 상환에 관련해서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논의했지만 쉽게 해주는 상황이 아니어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계열사 정리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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