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부, 이대로 묻히긴 섭섭한데요[스타in 포커스]

  • 등록 2022-07-30 오전 10:25:43

    수정 2022-07-30 오전 10:25:43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평점이 아쉽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외계+인’ 1부에 대해 한 관객이 포털에 게재한 후기다. ‘외계+인’ 1부의 호불호(好不好) 의견이 엇갈리며, 덩달아 평점도 엇갈리고 있는데, 낮은 평점에 대해 영화를 좋게 본 관객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외계+인’ 1부는 개봉 10일째인 29일까지 121만 관객을 모았다. ‘외계+인’ 1부는 여름대전에 참전하는 네 편의 한국 대작 가운데 첫 번째 주자로서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부터 ‘타짜’(2006) ‘전우치’(2009) ‘도둑들’(2012) ‘암살’(2015)까지 연출작 전부를 히트시킨 최동훈 감독의 작품으로, 또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을 내세워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그런 영화가 개봉 첫 주에 100만명을 넘기지 못하며 고전 중이다.

콘텐츠의 특성상, 영화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짜임새나 볼거리를 따졌을 때 오락영화로서 ‘외계+인’ 1부의 지금 성적표는 자못 ‘섭섭’한 감이 없지 않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와중에도 142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외계+인’이 근래 상업영화에서 보기 힘든 실험적인 작품이란 사실도 그렇다. ‘외계+인’은 2부작으로 제작돼 올해 여름에 1부를 개봉했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완결성을 가진 다른 프랜차이즈 영화와 다르게, TV 시리즈처럼 1부와 2부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 형태로 이야기를 매듭 짓지 않고 끝을 낸다. OTT가 극장 외에 영화의 주요한 유통 창구로 떠오른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시도다.

‘외계+인’ 1부는 630여년전 고려시대와 2022년 현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신검을 차지하기 위한 벌이는 인간과 외계인의 쟁탈전을 그린다. 현대에서 인간의 몸에 갇힌 외계인 죄수가 신검의 힘을 빌려 탈옥과 정복을 꿈꾸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고려 말로 시간 이동하게 되는 이들의 이야기다. 1부가 현대에 ‘시한폭탄’(?)을 남겨놓고 끝나기 때문에 2부에서는 필연적으로 현대를 주무대로 이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말하자면 기승전결 가운데 승에서 끝나는,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를 남겨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감한 선택이 영화에 더 큰 흥미 부여를 차단하는 무리수가 되기는 한 것 같다.

한국 설화와 SF를 접목시킨 장르적 특징도 이 영화의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외계+인’은 도사와 외계인을 한 세계관에 만나게 하는 요술을 부렸다. 이질적인 요소의 이종교배가 처음에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과거와 현재, 과거와 현재로 교차 반복하는 이야기 구조 탓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린다(그래서 배우들이 두 번, 세 번 볼 것을 당부했나 보다). 그러나 일단 이야기 구조에 익숙해지고 나면 도사들이 펼치는 기상천외 액션과 외계인 펼치는 가공할 만한 위력의 첨단 액션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코리안 전통매직 도술로 빚어낸 액션은 신통방통 그 자체다. 여기에 인간의 몸을 감옥으로 만든 설정이나, 고려시대에 시계 권총 슈트 등 현대 문물을 등장시킨 점, ‘하바’라는 공기주머니를 이용해 지구의 대기를 다른 행성의 대기로 바꾸려는 설정 등 SF 요소를 활용한 ‘신박한’ 디테일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러한 시도를 한 ‘외계+인’ 1부가 성적표에 가려 더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측면은 아쉽다. 그런 와중에도 지루하지 않다는 반응들은 완성작이 아닌 영화에도 불구하고 ‘외계+인’ 1부가 가진 저력이다. 동시에 630여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독창적인 세계관이, 나중으로 미뤄놓은 ‘진짜 재미’를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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