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 오염수 우려에…'선박 평형수 형벌' 완화 없던 일로

경제 형벌규정 2차 개선과제에 '선박평형수관리법' 포함
선박 현장조사 거부, 징역·벌금→과태료로 '완화'
日 오염수 방류 우려에 제외…"추후 별도 입법 추진"
  • 등록 2023-03-20 오전 5:00:00

    수정 2023-03-20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선박평형수 관리 관련 형벌규정을 완화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여론 동향 등을 지켜본 뒤 추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탱크.(사진=연합뉴스)
1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해 보면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는 선박평형수 관련 형벌규정을 징역·벌금형에서 과태료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국민·기업들의 경제적 자유·창의를 저해하는 과도한 경제 형벌규정 108개를 풀어주기로 했다. 공무원의 출입검사를 거부·방해하는 등 행정상 의무 위반에 대한 형벌도 과태료로 전환하기로 했는데, 선박평형수 관리와 관련해 현장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도 포함됐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탱크에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물이다. 화물을 적재하면 평형수를 배출하고 화물을 내릴 때 주입한다. 특히 일본을 오가는 화물선들이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수를 선박평형수로 주입한 뒤 국내항에서 배출하는 방식으로 방사능 오염수가 국내 해역에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행 선박평형수관리법에 따르면 유해수중생물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선박평형수 관리가 적정하지 않을 경우 해수부 소속 공무원이 해당 선박이나 사업장에 출입해 현장을 조사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방해하거나 기피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규제혁신전략회에서 이런 형량이 과도하다며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다른 법들과의 형평성 문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극히 적다는 점을 개편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정은 단순 행정조사만이 아닌, 방사능 오염수 감시 목적의 조사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현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지역 인근에서 평형수를 주입해 국내로 들어오는 선박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염수 방류 이후에는 6개현 전체에서 평형수를 주입하고 국내로 들어오는 선박에 대해 입항 전 교환 요청· 입항 후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규정 완화 시 이런 요구를 거부해도 과태료 등 솜방망이 처벌만 가능해진다.

선박평형수 관련 형벌 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결국 정부는 기존 입장을 선회했다. 경제 형벌규정 입법절차는 법제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입법예고에 앞서 내부결재를 통해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본의 선박평형수 관련 문제가 해결된 후 별도로 재입법을 추진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기로 관계부처 간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기존 발표한 2차 경제형벌 규정 개선 과제의 입법절차를 오는 5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밟은 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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