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PEF가 쟁여놓은 '비상금' 사내 유보금의 세계

PEF 사내 유보금 규모 천차만별
수십억~수백억까지 규모도 다양
회사 성과보수 정률로 적립 선호
주춤해진 시장에 비상금 ''만지작''
  • 등록 2022-12-01 오전 5:02:06

    수정 2022-12-01 오전 5:02:06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살다 보면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지고, 뜻하지 않은 지출이 찾아올 때가 있다. 각 개인이나 가정, 나아가 기업에 이르기까지 ‘비상금’을 챙겨놓는 이유도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수천억원이 오가는 자본시장에서 활동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이러한 비상금이 있을까. 해당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통상적으로 유보금하면 펀드 내 미소진 자금을 뜻하는 ‘드라이파우더’를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드라이파우더는 소진을 안 했을 뿐이지 엄연히 말해 운용사 돈은 아니다. 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PEF 운용사들도 자체적으로 쟁여놓는 사내 유보금이 존재한다.

수천억원이 오가는 자본시장에서 활동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이러한 비상금이 있을까. 해당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PEF 운용사들도 자체적으로 쟁여놓는 사내 유보금이 존재한다. (사진=이데일리DB)
규모도, 방식도 다른 PEF 비상금의 세계

사내 유보금 규모나 적립방식은 PEF 운용사마다 천차만별이다. 많은 곳은 수백억원을 유보금으로 쌓아두는 곳도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운용사는 몇억에서 수십억 단위를 보유한 곳도 있다.

적립 방식도 운용사 내부에서 정한 방침을 따른다. 예컨대 ‘한 해 성과 보수의 5%를 유보금으로 빼둔다’고 내부 방침을 정하고 성과 보수가 생길 때마다 이를 실행하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이익을 구성원끼리 나누기로 했다거나 반대로 보수적인 적립 기조를 가진 운용사들은 적립 비율을 재량에 맞게 조정하기도 한다.

사내 유보금하면 ‘비상금’이 떠오르지만, 사실 PEF 운용사들에게 이러한 형태의 자금 마련은 꼭 필요하다. 사모펀드도 회사고, 무릇 회사라면 원활히 굴러가는 데 필요한 밑자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용사마다 펀드를 조성할 때 펀드에 운용사 자금을 넣는다. 업계 설명에 따르면 펀드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약 1~2% 수준을 펀드 조성에 보탠다. 1000억짜리 블라인드 펀드를 만든다면 10억(1% 기준), 1조짜리 블라인드 펀드를 만든다면 100억 정도는 자체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운용사별 AUM(전체운용자산) 규모에 따라 사내 유보금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PEF 운용사 대부분이 비상장사다 보니 사내 유보금 규모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다만 PEF 상장사들의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규모를 가늠해볼 수는 있다. 통상적으로 사내 유보금은 재무 재표상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의 합산을 뜻한다. 그러나 PEF 상장사의 경우 이러한 적용이 적확한 수치는 아닐 것이라는 게 회계업계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나 ‘금융상품’ 내역이 사내 유보금 성격에 좀 더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상장사 대열에 오른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2억5521만원이었다.

비상금 꺼내는 시기가 다가왔다

올해 2월에 상장한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의 경우에는 같은 항목에서 105억3273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아주IB투자(027360)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169억3688만원을 확보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지표는) 참고 수치일 뿐이고, 운용사별 공모 규모가 달랐고, 배당 정책도 다르므로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수백조원, 많게는 수천조원 자산을 굴리는 글로벌 PEF 운용사들은 유보금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보금으로 전용 펀드를 만들어 수익을 낸 뒤 유보금을 더 늘리는 곳도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PEF 운용사는) 적립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그 자금으로 투자를 해서 수익이 나면 유보금 규모를 불리거나 회사 수익으로 잡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여러 용도를 언급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사내 유보금은 비상금 성격이 크다. 최근 들어 PEF 운용사들의 유보금 규모가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불과 지난해만 해도 M&A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원하는 가격에 매각이 진행되던 시기에는 PEF 운용사의 사내 유보금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크게 꺾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방편 내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용도로 유보금 활용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어려워진 시장 분위기를 봤을 때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조건 제안이 유독 중요해졌다”며 “유보금을 버퍼(완충제) 역할로 활용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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