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외국인 '바이코리아' 반갑고도 불안한 이유

  • 등록 2024-03-11 오전 5:00:00

    수정 2024-03-11 오전 5: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외국인들이 혹시 일본과 똑같은 밸류업 정책인 줄 알고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거면 어쩌죠?”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마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 업계와 시장, 언론에서는 알맹이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와 달리 외국인은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반가운 외국인의 ‘사자’가 그러나 시장을 더 불안하게 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언젠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실망해 시장을 떠나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19조3000억원 수준으로, 직전 12개월 순매수 금액을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영국계 외국인 자금의 순매수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2~3년 미국계 외국인이 주도한 순매수가 이어진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1월 기준 외국인 거래대금을 보면 영국계 외국인의 비중이 47%에 이른다. 재정위기와 브렉시트 등을 이유로 한국의 주식 비중을 줄여왔던 영국 등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이들은 대부분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눈높이는 최근 사상 최고를 연일 다시 썼던 일본 증시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4월로 예정된 총선이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참여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6월께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안 그래도 주주환원 등 기업 가치 제고 방안부터 가이드라인과 주주가치 공시까지 모두 기업 자율에 맡긴 상황에서 총선이 끝나면 정부의 밸류업 의지조차 지금보다는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세제지원이나 지정감사 예외 등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시장 참여자도 있을 정도다. 세수확보나 회계 투명성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인센티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자 여론을 의식한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서거나 배당금을 확대하며 분위기가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의지가 꺾이는 순간 기업의 의지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우리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외국인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외국인의 자금은 언제든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 특히 유럽계 외국인의 자금은 이탈이 더 쉬울 수밖에 없다. 애초 투자 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조차 실패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기회를 더는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총선 이후에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고, 추가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얘기를 지겹도록 반복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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