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날 장애 아들 살해한 친모…法 “사회 안전망 성찰해야” [그해 오늘]

반지하 월세방서 기초생활수급비 받으며 양육
경제적 문제·발달장애 아들 양육 어려움에 범행
  • 등록 2024-03-04 오전 12:00:00

    수정 2024-03-06 오후 6:23:4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2년 3월 4일 수원지법은 살인 혐의를 받는 40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발달장애 아들을 살해한 친모에 대한 구속 수사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8년여간 아들을 보살펴온 A씨는 왜 범행 후 스스로 세상을 떠나려 했던 것일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아들 살해 후 자택서 긴급체포

사건이 발생한 날은 같은 달 2일이었다. A씨는 이날 새벽 4시 50분께 수원시 장안구 자택에서 잠을 자던 아들 B(당시 8세)군을 질식시켜 살해했다. 이후 그는 같은 날 오후 7시께 “동생과 연락되지 않는다”는 오빠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던 B군은 교문을 밟지도 못한 채 숨지고 말았다.

조사 결과 A씨가 범행한 배경에는 경제적 문제와 발달장애 아들을 양육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등이 있었다. 비혼모였던 그는 2014년 B군을 낳은 뒤 반지하 월세방에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홀로 아들을 키웠기 때문이다. 실제 출생 연도를 고려했을 때 B군은 2021년에 초등학교에 갔어야 했지만 A씨는 아들의 장애 등을 이유로 입학을 한 차례 미루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A씨의 범행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 단체는 “비극적 죽음은 매년 끊임없이 반복되는데도 국가와 지자체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책임과 지원을 개인과 가족에게 전가한 채 뒷짐만 쥐고 있다”고 비판했다.

A씨 사건이 벌어지기 전후로 40대 친모가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과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거나 20대 발달장애 형제를 키우던 친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한 탓이었다.

法 “평생 죄책감 갖고 살아야 하는 점 고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첫 공판에서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법정에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자식은 독립된 인격체로 부모의 소유물이나 처분 대상이 아니지만 피고인은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피고인이 가족들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아들을 양육한 점, 앞으로 평생 어린 자식을 죽인 죄책감으로 살아가야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공동체의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는지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 측과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A씨는 2심 최후 변론에서 “제가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는 것 잘 알고 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처음이자 마지막일 제 아이에게 중죄를 저지른 죄인, 평생을 지옥 속에서 그날의 기억을 갖고 남은 인생을 살아갈 죄인을 부디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범행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2심 재판부는 “살인은 한 번 침해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지만 피고인 혼자서 아이를 감당해야 하는 처지를 비관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A씨 측이 상고하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모델해도 되겠어~'
  • 우린 가족♥
  • 바비인형
  • 맞고, 깨지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