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亂10년)금융권, 구조조정·M&A 그리고 변신

구조조정과 변신의 역사..통폐합 카드대란 등의 아픔도
살아남은 자들이 강했다...은행 자산건전성 수익성 개선
  • 등록 2007-11-13 오전 9:31:02

    수정 2007-11-13 오전 9:49:26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금융권에서 IMF 외환위기 후 10년은 구조조정, 인수합병(M&A) 그리고 변신의 역사로 요약된다.

수십개에 달하던 은행이 10개 남짓으로 줄었고, 이 과정에서 부실 은행은 문을 닫거나 통폐합됐다. 부실을 털어낸 만큼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개선됐다. 그러나 은행은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수신이 줄고 대출통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10년 전 구조조정 압력에 내몰렸던 은행은 다시금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 통폐합·M&A·카드대란·부동산투기 공범

외환위기 전 지방은행을 포함해 30개에 달하던 은행은 외환위기 직후 통폐합이 이뤄져, 2003년 7월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에 합병되면서 7개(시중은행 기준)로 줄었다.

구조조정을 위해 은행간 M&A를 촉진하는 정책으로 인해 은행권 판도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국민은행은 대동·장기신용·주택은행이 합쳐지면서 국내 최대 은행으로 변신했고, 신한은행은 제주은행에 이어 국내 최고(最古) 은행인 조흥은행을 인수하면서 단시일 내에 은행권 강자로 급부상했다. 한일∙상업·평화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우리은행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충청은행과 보람은행을 삼킨 하나은행은 서울은행을 인수하면서 4대 시중은행에 진입했다.(표 참고


 
 
 
 
 
 
 외환은행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됐고, 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SCB)에 매각되면서 SC제일은행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외환위기 이전 국내 5대 시중은행을 일컫던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는 모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외국계은행으로 탈바꿈했다.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여신 지원으로 금융위기의 공범으로 내몰렸던 은행은 2001~2003년 `신용카드 대란` 당시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신용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전업계 카드사들과 함께 신용카드를 남발, 가계부실과 신용불량을 부르면서 한국 경제에 새로운 고질병을 만들었다.

2004년부터는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폭발적으로 일으켜 부동산발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받기도 했다.

◇ 변신·변신·변신…

그러나 일련의 금융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권의 체질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96년 말 472조원(말잔)이던 은행권의 총자산은 2006년말 1394조원으로 3배 규모로 늘어났다. 순이익은 1997년 말 4조원 적자에서 10년만에 13조 30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7.04%에 불과하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2.75%까지 올라왔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7%에서 0.8%로 개선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일반은행 기준



 
 
 
 
 
 
 
 
 
 
 
 
 
 
 
 
국내 총생산(GDP)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9%에서 2006년 7.5%로 상승했다. 올 3분기만 따지면 국내 총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5.2% 성장했는데 비해 금융·보험업 생산액은 13.9% 늘었다. 금융산업이 나라 경제의 성장 동력 중 하나가 된 셈이다.

1997년말 `세계 100대 은행` 목록에 오른 국내 은행은 단 한 곳도 없었으나, 지금은 국민·신한·우리은행이 세계 100대 은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은행업만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낡은 틀에서 벗어나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으로 사업영역도 다각화됐다.

2001년 출범한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 제주은행, 신한카드,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SH자산운용 등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자회사로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CS자산운용, 우리파이낸셜,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등을 둔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했다.

◇ 외환위기 그후..성장의 한계

외환위기 후 국내 은행권이 건전성 개선과 외형 확대를 통해 눈에 띄는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외환위기 10년을 맞는 지금 국내 은행권은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성장의 한계가 그 것이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자산은 1808억달러로 세계 1위인 바클레이즈의 1조 5915억달러의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자산 상위 4개 은행의 총자산은 미국 상위 4개사의 13%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수익 구조 역시 아직은 취약하다. 전체 수익 중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영국(46%), 미국(45%), 독일(27%) 등과 비교했을 때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예대마진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을 아직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뱅크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점포의 수익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5%에 불과하다. UBS(90%), 도이체방크(79%), 씨티(43%) 등 글로벌 뱅크와 비교했을 때, 국내 은행권은 아직 안방에서만 경쟁하는 꼴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은행들의 총수익 중 해외 점포 비중은 3.2%로 글로벌 뱅크인 UBS(70.5%), HSBC(48.1%), 씨티(33.1%)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권이 비이자수익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 수익의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해외 진출을 확대해야만 성장의 한계를 딛고 글로벌 뱅크로 도약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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