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원점’ 감독 찾기, 시간은 흐르고 기준은 더 높아졌다

축구협회, 3월 이어 6월도 임시 감독 체제
마쉬·카사스와 협상 실패 후 원점으로 돌아가
차기 감독의 월드컵 준비 시간은 2년 채 되지 않아
그만큼 높고 명확한 선임 기준과 선임 절차도 돌아봐야
  • 등록 2024-05-24 오전 12:00:00

    수정 2024-05-24 오전 12:00:00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결국 이번에도 정식 선장은 없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감독 선임에 실패하며 임시 체제로 6월 A매치를 준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3월 A매치 황선홍(56) 임시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임시 체제다. 이번 임시 지휘봉은 김도훈(54) 전 울산HD 감독이 잡는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16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부진과 근무 태도 등의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정몽규(62) 회장은 “월드컵 2차 예선을 위해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정해성(66)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됐고 전력강화위원회까지 구성됐다. 정 위원장은 5월 중순까지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3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으나 정 회장과 정 위원장의 말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2차 예선 4경기를 두 번의 임시 감독 체제로 마무리하게 됐다. 5월 중순까지로 약속했던 정식 감독 선임도 이뤄지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사실상 1순위로 낙점한 제시 마쉬(51·미국) 감독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마쉬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과 계약하며 각자의 길을 택했다. 차순위였던 헤수스 카사스(51·스페인) 이라크 감독도 한국행 대신 잔류를 택했다.

6월 A매치까지 정식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느낀 축구협회는 또 한 번 임시 감독 체제를 택했다. 축구협회는 “6월 A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전력강화위원회와 문제를 논의했고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해성 축구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 2순위 후보와 모두 협상에 실패한 가운데 감독 찾기는 출발선으로 돌아갔다. 정 위원장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라며 다시 후보군 추리기부터 시작될 것이라 밝혔다. 올여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4,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2024 파리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에 나선 감독이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위원장 역시 “6월 말이 되면 유럽 시즌이나 대회가 끝나기에 더 많은 인재풀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감독 선임을 다시 시작하게 된 만큼 감독 선임 절차부터 돌아볼 필요도 있다. 일각에서는 감독 선임 난항의 원인 중 하나로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 축소를 꼽기도 한다.

2021년 축구협회 정관 규정이 개정되며 전력강화위원회의 목적은 대표팀 관리에서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으로 바뀌었다. 축구협회는 권한 축소가 아니라 다른 위원회와 문구를 같게 맞추고 목적과 기능을 명확하게 하고자 수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본관에 KFA와 축구국가대표팀을 상징하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선정된 감독 후보를 만나 철학, 운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뿐 구체적인 계약과 조건을 제시할 순 없었다. 계약 협상은 축구협회 이사회가 따로 진행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 위원장 역시 이런 한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욱 높은 선임 기준도 필요하다. 대표팀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다음 월드컵은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며 다음 대회까지의 시간이 평소보다 짧다. 한국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가운데 다음 사령탑이 월드컵을 준비할 시간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감독의 역량이 더 중요한 이유다.

여기에 에르베 르나르(56·프랑스), 셰놀 귀네슈(72·튀르키예), 브루노 라즈(48·포르투갈) 감독 등과는 구체적인 교감을 나누지 않은 만큼 적어도 그 이상의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생겼다.

손흥민. 사진=AFPBB NEWS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불안감은 선수단에도 전해지고 있다. 최근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황희찬(28·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은 대표팀 상황에 대해 “많이 혼란스럽고 어수선하다”라면서도 “꼭 결과를 가져오겠다”라고 말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호주를 찾은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에게도 대표팀 감독 선임 질문이 나왔다. 그는 “내 역할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성공을 가져다줄 적합한 감독을 찾아야 해 시간이 걸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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