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5000억 신종자본증권 찍은 SK온…조달 시기 늦춰진 속사정은

SK온, 5000억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일부는 ABSTB 유동화물로 소화
“재무구조 개선 위해…상반기 결산 전 조달 마쳐”
  • 등록 2024-06-26 오후 7:42:16

    수정 2024-06-26 오후 7:42:16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이차전지 업체 SK온이 사모시장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달을 마쳤다. 당초 지난 5월 중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조달 규모와 금리 조건 확정을 위한 세부 논의가 길어지면서 일정이 다소 미뤄진 모습이다.

SK온 충남 서산공장 전경.(사진=SK온)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오는 27일 5000억원어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표면이자율은 연 6.424%다. 만기는 30년이지만 3년 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을 설정했다.

△한국투자증권 1550억원 △SK증권 150억원 △KB증권 500억원 △NH투자증권 900억원 △삼성증권 600억원(‘한국밸류SK온신종 일반사모투자신탁1호’의 신탁업자 지위로 300억원) △특수목적회사(SPC)인 그레이트더블에스제일차 300억원 △키스이제이제칠차 1000억원 등이 나눠 인수했다.

그레이트더블에스제일차와 키스이제이제칠차 등 1300억원 규모는 유동화 시장에서 소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가 해당 물량을 인수해 SK온 신종자본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이다. 채권임에도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물이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대규모 시설 투자로 SK온의 재무부담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 차입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찍는 모습이다.

SK온은 지난 4월부터 신종자본증권 발행 준비를 시작해 5월 중 조달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SK온 측에서는 5000억원 규모의 발행을 원한 반면, 증권사들은 3000억원 가량 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증권사들은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차입 한도가 한계치에 달해 내부 심사 전 차입 한도 조절 과정에서 일정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입 한도가 가득 차서 딜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내부 심사가 이뤄지기 전에 미리 플랜을 짜서 셀다운을 하거나 일시적으로 한도를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온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상반기 결산 실적이 나오기 전 자금조달을 마무리 짓고자 했다”며 “상반기 말로 발행일을 잠정 확정하고, 발행액이나 금리 등 조건을 조율해 왔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만 SK온은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했다. 지난 1월 100% 미국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를 통해 유로본드(FegS) 5억달러(6800억원)를 확보했고, 지난 3월에는 3000억원 규모의 원화채를 찍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마무리되면 SK온의 유동성 사정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SK온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SK온은 올해 미국·유럽 등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7조5000억원 규모 설비투자(CAPEX)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6조7869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도 대규모 설비 증설을 이어간다. 올해 집행될 설비투자비 대부분은 포드, 현대자동차와의 북미 합작법인(JV)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다.

재무 부담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K온의 연결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15조591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6426억원)와 비교했을 때 80.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자 비용의 경우 1150억원에서 2348억원으로 늘었다.

박종일 NICE(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나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자본확충이 이뤄졌으나, 당기순손실이 누적되고 투자소요 대응을 위한 대규모 차입을 이어가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익창출력 개선 수준과 미국·유럽 등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CAPEX 규모를 감안할 때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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