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딸, 실명 위기 父 구한 국군수도병원에 편지…내용에 ‘감동’

안구 터져 응급상황에 병원 10곳서 거절
국군수도병원만 받아줘 3시간 만에 수술
9살 딸 “선생님 같은 사람 되겠다” 편지
  • 등록 2024-04-11 오후 12:13:25

    수정 2024-04-11 오후 12:22:2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선생님처럼 저도 제가 도울 사람이 생기면 꼭 도와줄 거예요!”
실명 위기였던 아버지를 치료한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에 보낸 9살 딸의 편지. (사진=KBS 화면 캡처)
의료계의 집단 행동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병원들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한 아버지를 치료한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에게 보낸 9살 소녀의 편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편지는 지난 8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페이스북에 소개된 바 있다.

한 총리는 “주말 전후, 환자들의 편지 두 통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중 한 통은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실명 위기 아빠를 수술해 주신 국군수도병원 김윤택 교수님에게 쓴 편지”라며 9살 조윤서 양이 국군수도병원 김윤택 안과 교수에 보낸 편지임을 전했다.

이 편지는 경기도 용인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조민수(34) 씨의 딸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지난 3월 18일 공사 현장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박혀 눈을 다친 뒤 10곳이 넘는 병원에서 치료를 거절당하고 국군수도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당시 조 씨는 극심한 통증에 대형 병원 10곳에 연락을 취했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한 뒤 마지막 희망으로 연락한 국군수도병원에서 “바로 오라”는 답을 받았다. 결국 사고 발생 3시간 만에 국군수도병원의 김윤택 안과 교수의 집도 하에 응급수술을 했다.

이후 윤서 양은 아버지를 치료해 준 고마운 마음을 담아 김 교수에 ‘국군수도병원 의사 선생님에게, 힘내세요!’라고 적힌 편지를 통해 “선생님처럼 저도 제가 도울 사람이 생기면 꼭! 도와줄 거예요. 저희 가족이 선생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라고 마음으로 빌게요”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꼭 뒤에 느낌표를 두 개나 찍은 마음씨가 얼마나 경우 바르고 의젓한지요. 뭉클했다”며 “김 교수님과 함께 일하는 모든 의료진들께서도 고생 많으십니다. 국무총리로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집단행동이 길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위중한 환자를 위해 큰 병원을 양보해 주고 계신 국민들의 현명한 시민의식, 그리고 현장에 남아 두 사람, 세 사람 몫의 격무를 묵묵히 감당해 주고 계신 의료진의 노고 덕분에 의료체계가 아직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지난달 9일에는 경기 양주시의 군국양주병원 응급실에 한 여성이 케이크와 편지를 들고 찾아와 “꼭 받아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여성의 9살 딸은 반려견에 물려 왼쪽 볼 피부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가까운 병원들로부터 “소아외과가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를 당한 뒤 사고 1시간 만에 국군양주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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