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보지도 못했는데"… 사망자 빈소 `오열과 적막`[화성공장 참사]

부검 위해 시신 옮겨지자 가족들 오열
신원 확인 안 된 외국인 희생자 빈소는 '쓸쓸'
  • 등록 2024-06-25 오후 2:25:17

    수정 2024-06-25 오후 7:03:03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김한영 수습기자] “자식들이 아버지도 못 보고…부검 차량을 보내버리는 게 어디 있어요. 돌아오라고 해요.”

25일 경기도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사건 희생자의 빈소가 가족 없이 쓸쓸히 남겨져 있다. 이날 시신은 부검을 위해 국과수로 옮겨졌다. (사진= 김한영 기자)
25일 경기도 화성시 송산장례문화원. 지난 24일 발생한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사건의 사망자 김모씨의 가족들이 울부짖었다. 김씨는 3남매를 둔 가장이었다. 김씨는 이번 사고의 최초 사망자로 신원도 확인됐지만, 화재 원인 규명 등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남편,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가야 한다’며 유족이 눈물로 항의하면서 김씨의 시신이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김씨의 시신이 내리자마자 유가족의 울음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가족들은 숨이 막힐 정도로 크게 오열하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관계자와 취재진도 이 모습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장례식장은 그런 울음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사망자 4명이 옮겨진 송산장례문화원의 경우 모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4명의 희생자는 장례식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부검을 위해 모두 국과수로 옮겨졌다.

이 장례식장의 입구 모니터엔 ‘당신의 고귀한 삶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는 문구만 쓸쓸히 남았다. 이곳에서 만난 화성시 관계자는 “장례지원을 위해서 공무원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일단 신원 확인이 돼야 장례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기다리는 중”이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안치됐는데 신원도 확인되지 않아 찾아올 수 있는 이가 없어 적막한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통상 사고 사망자의 신원이 파악되면 빈소가 차려진다. 그러나 이번 사고 경우 시신의 신원을 바로 확인할 수 없어 빈소를 차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사망자의 시신은 송산장례문화원과 유일병원 장례식장, 화성장례문화원, 함백산추모공원 등에 분산됐으나 국과수 부검을 위해 옮겨졌다.

앞서 24일 오전 10시31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일차전제 제조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숨졌다. 이중 2명의 신원만이 확인됐다. 23명 중 18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국적이 17명, 라오스 국적이 1명이다.

발견된 시신은 대부분 소사체로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과수는 이날부터 신원 확인을 위한 부검과 DNA감정 등 절차를 진행한다. 통상 2~3일 걸리지만 사망자 다수가 외국인 노동자로 가족과 비교대조해야 하는 DNA 감정에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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