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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금융기관 사이 일정 기간 동안의 줄 돈과 받을 돈을 계산해 차액만을 결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 간 소액거래는 차액결제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거래 다음 날 오전 11시 한은이 차액을 정산해준다.
이 같은 ‘이연차액결제’ 방식은 신용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실소유 자금을 넘어선 금액은 결제가 어려운 탓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소액결제시스템 참가기관의 결제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기관별 순이체한도를 설정하고, 이에 연동된 사전 담보납입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신용리스크 우려는 더 커진 바 있다.
현재 차액결제담보 비율은 80%이다. 작년 8월 70%에서 10%포인트 인상됐다. 한은은 이 비율을 오는 8월에 90%, 내년 8월 100%로 인상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기준(PEMI)에서 지급결제시스템의 신용리스크를 완전히 없애는 수준의 담보를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신용리스크 부담을 지우는 작업은 실시간 총액결제(RTGS) 시스템과도 연계된다. 한은은 고객 간 자금이체와 동시에 참가기관 간 최종결제를 완결시키는 RTGS 방식의 신속자금이체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은은 2028년 도입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국공채 거래, 국고금 수급, 한국은행 대출 등에 수반되는 참가기관과 한국은행 간 결제금액은 일평균 21조3000억원으로 국세수입 감소 등 영향 등에 따라 전년대비 21.3% 감소했다. 한은 증권시스템을 통한 통화안정증권 발행규모는 129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3.8% 증가했고, 상환규모는 120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8.9% 줄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 추진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 연말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추진하는 한편, ‘아고라 프로젝트’ 등 국가 간 지급결제 인프라 개선 연구를 국제결재은행(BIS) 등과 협업해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국가 간 지급서비스 개선을 위한 세부 개선과제 이행의 일환으로 2026년 완료를 목표로 한은 금융망에 대한 국제금융전문표준(ISO 20022)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평가방식도 다변화한다. 한은은 종전 2년이었던 중요지급결제시스템 정기평가 주기를 이달부터 3년으로 확대했다. 정기평가 주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수시평가 활성화를 통해 신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