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진로 윤곽 드러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들

정계 은퇴에서 경기지사로 돌린 유승민
홍준표, 대구시장 출마하며 다시금 주목 받아
대선 1등공신 원희룡, 입각 혹은 당내 기반 다지기
  • 등록 2022-04-01 오전 9:54:32

    수정 2022-04-01 오전 9:54:5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민의힘 내 윤석열의 대권 경쟁자들의 행로가 결정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패배로 정계 은퇴까지 고려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지사로, 윤석열 당선인과 호각세를 보였던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은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열렸던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의 한 장면. 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유승민 전 의원은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승민 경기지사 차출설’이 나온지 약 2주만이다. 그는 정계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주변 지지자들의 추천으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 태생 대구 4선 의원으로 경기도에 연고가 없는 유 전 의원은 급하게 자신의 주소지를 경기도로 옮기기까지 했다.

유 전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가 결정되자 앞서 경기지사 선거를 염두에 뒀던 같은 당 김영환 전 의원이 충북지사 선거 출마로 급선회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이 대선에까지 나선 바 있는 정치인이다보니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4월31일) 홍준표 의원은 대구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발전을 기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홍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박심(朴心)’에 호소하기도 했다. 권영진 현 대구시장도 3연임을 고사하는 등 홍 전 의원의 대구시장 가도가 활짝 열렸다는 평도 있다.

대구 지역에서는 대권에 2차례 도전했던 5선 중진의 출마에 환영하는 여론이 많은 편이다. 다만 ‘대권을 향한 징검다리로 활용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시정에도 어두울 것이라는 점도 홍 전 의원의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경기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행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 전 지사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으로 이번 대선 선봉에 섰고, 현재는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을 맡는 등 윤석열 당선인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기 윤석열 정부 입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지만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중 유승민 전 의원이 감당할 리스크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출마 선언한 경기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험지로 통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텃밭이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높다. 낙선하게 되면 그가 받게 되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과거 유승민 전 의원 측근은 “경기도는 이재명의 아성답게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졌다”면서 “그래서 (대선 전) 경기지사 나오겠다고 했던 사람들이 다 조용해지지 않았는가, 여러가지로 굉장히 부담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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