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②단맛 줄인 담백한 '청하 드라이'…日 사케 정조준

청주는 일본술? 삼국시대부터 마셔와
다양한 고객 니즈 반영한 '청하 드라이'
기존 청하에서 당 함량 낮추고 도수 높여
수묵화 서체로 전통 청주 이미지 강조
  • 등록 2021-01-19 오전 5:00:10

    수정 2021-01-19 오전 5:00:1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대한민국 대표 냉(冷)청주로 자리매김한 ‘청하(淸河)’가 이제는 일본주(日本酒·니혼슈) 사케(酒)와 진검승부를 펼친다.

청주는 흔히 전 세계에서 ‘사케’로 불리며 일본주로 알려졌지만, 사실 우리나라 전통술에서 기원했다.

청하 드라이(Dry) 제품 모습.(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역사 기록에 따르면 고대 삼국시대 백제 사람 인번이 일본으로 건너가 청주 제조법을 전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쌀과 누룩으로 탁주(막걸리)를 담근 후 자연적으로 침전시키거나 고운 천으로 술지게미를 걸러내는 전통 양조방식이다. 이 양조법이 발전해 지금의 일본주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쌀과 누룩을 주 원료 만드는 곡주(穀酒)지만, 불투명 침전물로 우유빛깔을 띄는 탁주와 달리 불순물 없는 깨끗한 ‘맑은 술’이라고 해 청주라는 명칭이 붙었다.

신라 혹은 고려시대 의학서로 추정되는 ‘신라법사방’(新羅法師方·연대 미상)에는 온주(溫酒), 즉 ‘따뜻한 술’을 약용으로 쓰기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여기서 말하는 따뜻한 술이 바로 청주다. 청주를 섭씨 37~45도 정도로 저온 가열하면 독성 성분 함유량이 줄어들고 특유의 풍미는 살려준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청주를 약주로 부르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청하 출시 25년 만인 2011년 ‘청하 드라이(Dry)’를 새롭게 선보였다.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일본 사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케는 2006년부터 수입 시작과 함께 일본식 선술집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사케 시장은 첫 수입 이래 해마다 3~4% 성장해 현재 국내 청주류 시장의 약 2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하 드라이는 섭씨 15도 이하 저온에서 100일 동안 발효하고 숙성해 만든 정통 청주다. 기존 청하보다 당 함량은 50% 이상 낮추고, 알코올 도수는 0.5도 높인 13.5도로 술맛을 담백하게 만들었다.

청하 드라이는 일본 청주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동급 제품(보통주)들과 비교해 품질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 가격은 사케에 비해 30~50%로 저렴해 가성비가 뛰어나다. 가격과 용량(300㎖)모두 기존 청하와 동일하다.

맛 뿐만 아니라 제품을 접했을 때 주는 심미적 요소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썼다.

청하 드라이는 한지 느낌 라벨에 수묵화 서체를 사용해 한국의 전통 청주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청하의 푸른색 병뚜껑 대신 은은한 금색 뚜껑을 조합해 패키지 디자인적으로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사케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우리 청주도 사케에 비해 손색 없음을 꾸준히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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