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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영화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이하 차박)으로 정식 입봉한 형인혁 감독은 자신감이 남달라 보였다. 해외에서 당당히 인정받은 뒤 국내 관객들에게 드디어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개봉한 ‘차박’은 제8회 포틀랜드호러영화제에서 최우수 연기상, 제76회 칸 필름마켓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파라마운드 린 페로 부사장은 ‘차박’에 대해 ‘로맨스와 스릴러의 놀라운 연결’이란 최고의 극찬을 했을 정도다. 그만큼 해외가 먼저 알아봤고, 한국영화의 저력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 작품이 바로 ‘차박’이다.
“너무 감사하죠(웃음). 제가 만든 작품이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건 엄청 감사한 일인데, 언어의 장벽이 있는 해외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다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죠. ‘차박’은 우리나라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감정과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담은 영화인데, 해외 관객분들께서 수원(데니안)과 미유(김민채)의 서사를 공감해 주셨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차박’은 타이거스튜디오와 오픈시네마가 합작해 만든 작품이다. CJ, 롯데, NEW, 쇼박스 등 대형 투자제작사가 아닌 중소제작사에서 만든 작품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차박’은 일찌감치 해외 관객 맞이에도 나섰다. ‘차박’의 가능성을 예견한 미국 EST 스튜디오가 해외 세일즈 에이전트를 맡았고, 그 결과 대만,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폴란드, 필리핀, 베트남 등 11개국 개봉을 확정했다. 형 감독은 “작은 제작사에서 만든 작품인 만큼 조금은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했다”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 만든 작품인데, 이렇게 인정받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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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god 음악을 자주 듣기도 했고, god 멤버 중에서도 데니안만의 감성을 좋아했거든요. 뭔가 ‘지켜준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차박’ 속 수원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캐스팅이 될 것 같았어요. 데니안이란 배우가 중심에 서면서, 그의 감성과 연기가 영화의 톤을 잘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미유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꽤 많은 분을 만났는데요. 대부분 미유를 독기 있는 캐릭터로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김민채 배우는 달랐어요. 독기보단 따뜻한 용기랄까요. 그런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특히 광기 어린 남자들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감정을 마음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연기해야 했는데, 김민채 배우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줬어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이 대단했고요. 촬영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많은 테이크를 가져가기 힘들었는데 그 누구보다 열정 넘치게 촬영해 임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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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눈을 보면서 영화에 몰입해서 보면 재미가 남다를 겁니다. 스릴도 스릴이지만, 각 인물들의 엇갈리는 감정선과 예측 못할 전개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겁니다.”
첫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와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만큼, 형 감독의 차기작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첫 작품은 스릴러지만, 두 번째 작품은 아마도 춤과 음악이 곁들여진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제가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 작곡과 노래도 했었고, 밴드 활동도 했었거든요. 또 음악영화에도 관심이 많다 보니, 제 경험이 녹아든 음악영화를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스릴러도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작품이 차기작이 될지는 지켜봐 주세요.”
‘차박’은 평온한 일상, 사랑하는 아내,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한 남자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떠난 차박 여행에서 낯선 인기척과 함께 순식간에 악몽 같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데니안, 김민채, 홍경인 등이 출연했다. 영화를 연출한 형 감독은 뉴욕필름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했으며, 독창적인 미장센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연출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