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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이 대회 준우승팀인 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차전에서 포항과 전·후반 90분에 연장 전·후반 30분 등 총 120분 동안 득점없이 0-0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유상훈이 완벽한 선방을 펼친데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아시아 클럽 정상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K리그 클래식 라이벌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포항의 홈인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1차전에 득점 없이 0-0으로 비긴 두 팀은 이날 나란히 변화를 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서울은 1차전에 선발 출전한 에벨톤과 몰리나를 빼고 고요한, 박희성, 윤일록을 공격 전방에 내세웠다.
왼쪽 측면에도 김치우 대신 고광민을 투입했고 차두리, 오스마르, 고명진이 중원을 책임졌다. 스리백 자리에는 김진규, 김주영, 이웅희가 나란히 섰고 골문은 유상훈이 지켰다. 에스쿠데로를 포함해 외국인 공격수 3명은 모두 벤치에서 대기했다. 다분히 경기 후반을 노리겠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났다.
예상대로 서울은 수비에 많은 숫자를 배치하고 지키는 축구에 전념했다. 자기 진영에서 공을 빼앗으면 발 빠른 공격수들에게 롱패스로 직접 연결해 득점을 노렸다. 반면 포항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체적으로 포항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끄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이렇다할 찬스는 나오지 않았다.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나거나 골키퍼에게 막히기 일쑤였다. 전반을 득점없이 0-0으로 마친 포항과 서울은 후반에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포항도 후반전 들어서는 무리하지 않고 수비에 중점을 뒀다. 양 팀의 공격은 번번이 상대 수비벽에 막혔다.
연장전 종료를 몇 분 앞두고 서울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포항의 신광훈이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을 당한 것. 하지만 서울 입장에선 수적 우세를 살리기에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결국 마지막에 웃는 팀은 승부차기에서 가려졌다. 서울의 골키퍼 유상훈과 포항의 골키퍼 신광훈의 손끝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선축에 나선 서울은 1, 2번 키커 에벨톤과 오스마르가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포항은 1, 2번 키커 황지수와 김재성의 슈팅이 유상훈의 선방에 막혀 위기에 몰렸다.
서울도 3번 키커 김진규의 슈팅이 신화용에게 막혀 승리를 일찌감치 확정 짓지 못했다. 하지만 포항의 3번 키커의 슈팅 마저 유상훈에게 걸리면서 사실상 승부는 서울 쪽으로 기울었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서울은 4번 키커 몰리나가 왼발로 정확히 골문 안에 차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