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팔색조 담금질' 눈에 띄네

  • 등록 2009-09-03 오후 7:30:26

    수정 2009-09-03 오후 7:30:26

▲ 한국축구대표팀

[파주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K리거 13명이 합류하며 비로소 23인 스쿼드를 완성한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이 소집 첫 날부터 본격적인 전력 다지기 작업에 돌입했다.

허정무 감독은 3일 오후 미니게임과 세트플레이 훈련을 병행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과 더불어 가장 효율적인 조합 찾기에 나섰다.

상대 선수 10명을 앞에 놓고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된 미니게임에서는 무려 4가지의 서로 다른 조합이 등장해 선수들 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반적으로 4-4-2 포메이션이 기본 전형으로 활용된 가운데, 1쿼터에서는 이동국(전북)과 박주영(모나코)이 투톱을 이뤘다.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과 설기현(풀럼)이 양 측면 날개로 나섰고,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기성용과 김정우 콤비가 중원에 나란히 포진했다.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동진(제니트)-이정수(교토상가)-조용형(제주)-이영표(알힐랄)로 구성됐으며 이운재가 골키퍼로 나섰다. 참고로 수비진은 훈련 내내 동일한 구성을 유지했다.

2쿼터에 접어들자 최전방과 허리라인에 첫 번째 변화가 발생했다. 투톱이 염기훈(울산)과 박주영으로 바뀌었고, 이청용과 설기현이 윙미드로 나섰다. 아울러 박지성이 중원으로 자리를 이동해 김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경기 도중에는 박주영이 이근호(주빌로이와타)와 교체돼 염기훈-이근호 체제가 선을 보이기도 했다.

3쿼터에서는 이동국(전북)과 박주영이 나란히 포워드라인에 포진했다. 박지성과 이청용이 본래 포지션인 좌우측 날개로 되돌아왔고, 김정우와 기성용도 중앙미드필더로 등장했다. 이근호 대신 이동국이 투입된 것을 제외하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베스트 멤버가 고스란히 그라운드에 출격한 셈이다.

4쿼터에서는 관심을 모은 김남일-기성용 콤비가 등장했다. 두 선수가 허리라인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 가운데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 날개로, 설기현과 박주영이 투톱으로 출전했다.

미니게임을 통한 전술 훈련을 마친 이후엔 세트플레이 훈련이 이어졌다. 왼쪽에서 염기훈과 김치우(서울), 오른쪽에서 오범석(울산)과 김형일(포항), 이승현(부산) 등이 부지런히 크로스를 올려줬고,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설기현, 이동국 등 공격자원들이 다양한 슈팅을 통해 골 감각을 조율했다.

훈련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허정무 감독은 "다양한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합을 활용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아울러 그는 "박지성은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미드필더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설기현 또한 최전방과 날개에서 모두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훈련에 대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데 주력한 경기였다"고 설명한 허 감독은 "서로 간 역할 분담이 명확히 이뤄져야 효율성을 높이고 체력도 아낄 수 있다"고 말해 마지막까지 실험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강도 높은 첫 훈련을 마친 허정무호는 내일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눠 전술훈련을 갖고 호주전에 대비해 마지막 전력 다듬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호주와의 평가전은 5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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