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입에 쓴 보약을 마시다

  • 등록 2009-06-12 오후 6:22:38

    수정 2009-06-12 오후 6:22:38

▲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장면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역시나 사우디아라비아는 만만찮은 상대였다.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0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 활용 가능한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하며 승리를 노렸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중동의 맹주'로 불리는 팀답게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력은 탄탄했다. 특히나 알 샴라니와 알 카타니가 이끈 포워드진의 날카로운 공격력이 돋보였다. 사우디는 빠른 발과 우수한 신체조건, 성공률 높은 전진 패스 등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해 경기 내내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한국 수비진들에게 소중한 실전경험을 제공했다.

김동진-김형일-조용형-이정수로 구성된 한국 포백라인에 대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것 또한 사우디의 날카로운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점이 크게 어필한 결과였다.

사우디전은 허정무호에게 '골 결정력 강화'와 '세트피스 완성도 향상'이라는 두 가지 화두를 던져 준 무대이기도 했다. 사우디 수비수들은 시종 일관 민첩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한국의 득점 시도를 무력화시켰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한국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우디의 수비라인을 능가하는 방어선을 뚫어내야만 한다. 주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세트피스 전술 등의 필요성이 사우디전을 통해 더욱 명확해졌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0 남아공 최종예선 홈경기 또한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이다. 이란은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은 바 있는 전통의 강호인데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허정무호 입장에서는 만만찮은 상대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다면 강호와의 평가전 못지 않은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어 패배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다.

앞서 치른 사우디전과 다가올 이란전은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보약과도 같다. 한국축구대표팀이 두 강호와의 맞대결을 통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의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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