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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야드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경험'으로 빚은 포항의 용광로가 부산의 '패기'를 녹였다.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역대 컵대회 결승 최다골 기록을 세우며 부산아이파크(감독 황선홍)를 꺾고 피스컵코리아 2009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16일 오후7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피스컵코리아 2009 결승 2차전에서 황진성의 2골(전반6분, 후반12분)과 데닐손(전반14분), 김기동(전반32분), 김태수(후반33분)의 추가골을 묶어 양동현(후반1분)이 한 골을 만회한 부산을 5-1로 완파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부산과 1-1로 비긴 바 있는 포항은 종합전적 1승1무로 피스컵의 주인이 됐다.
정상에 오른 포항 선수단은 1억원의 상금과 함께 우승트로피와 우승메달을 받았고, 정규리그를 포함해 최근 6경기서 무패(4승2무) 행진을 지속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리아스호는 앞서 열린 제주전 대승(8-1)에 이어 이날 경기서도 5골을 폭발시켜 2경기서 13골을 몰아치는 수준급 득점력도 뽐냈다.
반면 부산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슬럼프에 발목이 잡혀 황선홍호 출범 이후 처음 맞은 우승 기회를 무산시켰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포항은 전반에만 3골을 몰아쳐 우승을 기정사실화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736명의 팬들을 열광케 했다.
첫 골은 전반6분에 나왔다. 부산 위험지역 내 오른쪽 측면에 있던 노병준이 오른발로 띄워준 볼을 페널티박스 정면에 있던 황진성이 위력적인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에 앞서 부산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며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노병준에게 볼을 넘긴 데닐손의 돌파력이 돋보인 득점이기도 했다.
추가골은 8분 뒤 나왔다. 전반14분 김기동의 패스를 받은 데닐손이 하프라인 언저리에서 부산 아크서클 부근까지 단독 드리블한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어 전반32분에는 부산의 위험지역 정면에서 황진성이 내준 볼을 쇄도하던 김기동이 받아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대를 흔들었다. 부산 수비수들은 황진성의 돌파 여부만을 신경쓰다 공간을 파고드는 김기동의 재치 있는 움직임을 보지 못해 쐐기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에는 '행운의 골'도 나왔다. 후반12분 부산의 위험지역 오른쪽 외곽지역에서 시도한 황진성의 크로스가 부산 최현 골키퍼의 키를 넘어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 팀의 4번째 득점으로 기록됐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이자 포항의 우승을 기념하는 '축포'와도 같은 득점이었다. 이어 후반33분 포항 미드필더 김태수가 부산의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길게 드리블한 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 퍼레이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부산은 후반 1분 코너킥 찬스에서 양동현이 한상운의 패스를 타점 높은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만회골을 뽑아냈고, 후반42분 페널티킥을 통해 한 골을 추가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데다 골 결정력 부재까지 겹쳐 완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내 추가골의 기회를 얻었지만 포항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에 걸려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날 홈팀 포항은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경기를 치렀다. 브라질 용병 데닐손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황진성과 노병준(후반 유창현)을 양 측면 날개 공격수로 활용해 공격지원 임무를 맡겼다. 김태수-김기동(후반 김재성)-신형민을 중원에 역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해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도록 했고, 김정겸-황재원-김형일-최효진의 포백라인을 가동했다. 골키퍼로는 신화용이 나섰다.
부산 또한 장신 공격수 양동현을 최전방에 두는 4-3-3 전형을 활용했다. 한상운과 이승현(후반 김유진)이 날개 공격수로 나섰고, 박희도-강승조(후반 호물로)-서동원이 중원 장악 임무를 수행했다. 수비라인은 주승진(후반 최기석)-이강진-이정호-박진섭의 포백으로 꾸려졌으며 최현이 수문장으로 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