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대통령’ 이기흥, 각종 논란에 3선 도전 좌절

14일 체육회장 선거서 유승민에 밀려 3선 실패
2016년 첫 회장직 이후 세 번째 임기 노렸으나 좌절
사법 리스크·문체부와 갈등이 부담으로 작용
  • 등록 2025-01-14 오후 8:35:39

    수정 2025-01-14 오후 8:35:39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왕좌 사수를 노렸던 이기흥 후보가 3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22. 사진=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후보자가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소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1209표 중 379표를 얻는 데 그치며 유승민 후보(417표)에게 체육계 수장 자리를 내줬다.

이 후보는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후 실시된 첫 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며 대한민국 체육계를 이끌었다. 2020년에는 재선에 성공하며 ‘이기흥 시대’를 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엔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 자격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리까지 올랐다.

3선으로 가는 길에서 이 후보는 각종 논란과 마주했다. 체육회 임원 연임 제한 폐지를 결의하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본격적으로 대립했다. 2024 파리올림픽 직후 체육계 전체를 강타한 비리, 불공정에 선수단 해단식 파행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2024.8.13. 사진=연합뉴스
결국 이 후보는 국회에 출석해 각종 논란에 해명해야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 복무점검단으로부터 업무 방해, 금품 수수,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다.

그러자 문체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이 후보에게 회장 직무 정지를 내렸다. 경찰과 검찰은 진전 국가대표선수촌, 체육회, 이 후보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커지는 비판 여론에도 이 후보는 3선 도전을 강행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3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체육회가 대내외적인 도전에 직면했는데 도외시하기엔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 후보는 각종 의혹에도 “여기서 물러나면 모든 걸 인정하게 되는 거로 생각했다”며 문체부의 직무 정지 처분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게 세 번째 회장직에 도전했던 이 후보는 유 후보에게 밀리며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23. 사진=연합뉴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걸림돌이 됐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 기간 문체부의 직무 정지 처분에 두 차례 집행 정지를 신청했으나 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3선에 성공해도 문체부의 직무 정지 처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또 체육회장 취임을 위해선 주무 부처인 문체부의 승인이 필요하나 이를 장담할 수도 없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결국 사법 리스크, 문체부와의 갈등이 불투명도를 높였고 이 후보에 대한 지지도 희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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