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디펜스라인 전쟁' 불 붙었다

강호 덴마크, 세르비아 상대로 실전테스트
  • 등록 2009-11-10 오후 5:34:26

    수정 2009-11-10 오후 5:34:26

▲ 한국축구대표팀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원정길에 오르면서 디펜스라인의 주전 경쟁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허정무호 멤버들은 첫 번째 해외 원정 평가전 상대인 덴마크와의 일전을 앞두고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15일 오전4시(한국시각) 덴마크의 소도시 에스비에르에서 덴마크의 정예 멤버와 맞대결을 펼친 한국축구대표팀은 이후 런던으로 건너가 18일 오후11시30분 세르비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원정평가전의 경우 그간 이렇다 할 변화의 징후가 보이지 않던 디펜스라인에도 '개혁의 물결'이 밀어닥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축구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전후해 허정무 감독은 중앙에 조용형(제주)-이정수(교토상가)를, 양 측면에 이영표(알힐랄)-오범석(울산)을 각각 두는 포백라인을 바탕으로 경기를 치러 합격점을 받았다. 허정무호가 '26경기 연속 무패(14승12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견고함을 유지하는 수비라인의 후방 지원이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이제껏 한국과 맞대결을 펼친 상대들의 경우 월드컵 본선 무대의 레벨과 견줘 한 수 아래의 팀들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쥔 이후 파라과이, 호주, 세네갈 등 만만찮은 상대들과 평가전을 치렀지만, 하나 같이 상대의 주포가 결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에서 '허정무호는 아직까지 진정 날카로운 창과 맞서보지 못했다'는 지적을 내놓으며 경계론을 펼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원정 평가전은 허정무호 기존 디펜스라인의 진정한 내공을 가늠하고 수비진 개편의 당위성을 파악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허정무 감독 또한 "아직까지 주전 경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이는 수비진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말로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실험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위험지역 중앙에서는 조용형-이정수 라인에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곽태휘(전남)와 강민수(제주), 김형일(포항) 등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비록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소속팀 포항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AFC 올해의 선수' 수상이 유력한 황재원도 호시탐탐 A팀 재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

풀백 포지션 또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왼쪽의 경우 이영표와 김동진(제니트)이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김동진이 최근 '일시적 뇌 혈류 장애'라는 특이한 질환을 앓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앙수비자원 이정수가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뛰는 방안도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측면의 경우 오랫만에 복귀한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세네갈전에서 준수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한층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주전으로 활약해 온 오범석도, 재야(在野)에서 허정무호 재승선을 노리고 있는 최효진(포항)에게도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차두리의 존재는 적잖은 부담이다.

중앙과 측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허정무호 위험지역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4명의 생존자는 누구일까. 공히 정예 멤버로 나설 덴마크전과 세르비아전을 통해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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