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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 추신수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7-1로 리드한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하재훈을 대신해 대타로 등장했다.
추신수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SSG 팬들은 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영웅의 마지막 타석을 반겼다. 관중석에 함께 자리한 아내 하원미 씨와 딸 추소희 양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키움 투수는 추신수보다 22살이나 어린 ‘아들뻘’ 김연주(20). 추신수는 직구를 노려쳤지만 결과는 2루수 앞 땅볼이었다. 추신수가 1루에서 아웃됐지만 팬들은 다시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추신수도 다시 헬멧을 벗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SSG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뒤 추신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숭용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은 추신수의 얼굴은 이미 눈물 범벅이 됐다.
마이크를 잡은 추신수는 “한국말로 자유롭게 대화하며 정말 즐거웠다. 특히 2022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뛴 4년 동안 정말 행복했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추신수는 부산고 3학년이던 2001년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금 137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4년 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끝에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2006년 시즌 도중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트레이드 된 뒤 메이저리거로서 본격적으로 자리잡았다. 특유의 성실함과 야구 재능을 앞세워 클리블랜드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한데 이어 2013년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2014년 7년1억3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FA 계약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텍사스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텍사스의 간판스타로 맹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총 16시즌을 뛰면서 통산 7157경기, 1652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라는 통산 성적을 남긴 뒤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추신수는 경기 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지막 경기에 나섰을 때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무관중 경기로 열려 아쉬웠다”며 “관중들의 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타격을 하는 이런 상황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 출전을 안 하려고 했는데 이 기회를 준 이숭용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홈런 2개를 쳐서 점수 차를 벌린 최정에게 참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한 추신수는 “후배들이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가 온 내게 많은 도움을 줬고,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동기를 줘 참 고맙다”고 말했다. 가족에 대해선 “오늘 경기를 앞두고 아내와 통화했는데, 그때도 울더라”며 “미국 생활을 할 때 아내와 자녀들이 많이 고생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현재 어깨가 안좋아 정상적인 출전이 어려운 추신수는 포스트시즌 출전 욕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가을 야구에 나서는 건 어려워 보인다”며 “일단은 좀 쉬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뒤에서 동료들을 응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