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챔프전도 공격 기조 유지할 것"

  • 등록 2009-11-29 오후 6:20:36

    수정 2009-11-29 오후 6:20:54

▲ 신태용 성남일화 감독


[포항스틸야드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신태용 성남일화 감독이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를 꺾고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나서게 된 것에 대해 기쁨을 표시하는 한편, 전북과의 결승전에서도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신 감독은 29일 오후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플레이오프 경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파리아스 매직을 상대로 호랑이굴이랄 수 있는 상대 홈에서, 그것도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승리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한 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하며 우리가 가진 것들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성남은 후반27분 측면수비수 장학영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해 숫적 열세에 놓였지만, 전반45분 공격수 몰리나가 기록한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성남은 다음달 2일과 6일에 열리는 전북현대(감독 최강희)와의 챔피언결정전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2003년 이후 6년 만에 K리그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장학영이 레드카드로, 라돈치치가 경고누적으로 각각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돼 전력에 공백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신 감독은 "아직까지 아무런 생각이 없다"며 일단 말을 아끼면서도 "선수자원은 다소 부족하지만 어떻게든 한 번 부딪쳐 볼 생각"이라는 말로 변함 없는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우가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 발언한 것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어떻게든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이미 군 입대가 확정돼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정우는 국군체육부대 입대가 결정돼 오는 30일 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며,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다음달 2일과 6일에 열리는 전북과의 챔피언결정전에 나설 수 없다.
 
맞대결을 펼친 포항에 대해 "최효진과 김정겸 등 측면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고 칭찬한 신 감독은 "하지만 측면은 포항이 안고 있는 약점이기도 하다"며 승리를 이끈 자신만의 역발상을 공개했다. 그는 "최효진이나 김정겸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했을 때, 빈 공간으로 역습을 시도하면 중앙수비수 황재원이나 김형일이 이를 메우기 위해 연쇄적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며 "상대의 측면수비수들로 하여금 공격에 적극 가담하도록 의도적으로 길을 열어주되, 볼을 빼앗으면 신속히 역습에 나서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파리아스 감독이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이 또 하나의 매직을 만들어낸 것 같다"며 칭찬한 것에 대해 그는 "매직은 운도 따라줘야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줘야 한다"며 승리의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워줄 줄 몰랐다"며 포항전 승리의 기쁨을 다시금 표현한 신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군 입대를 앞둔 정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자'고 말했는데, 그 부분이 동기부여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작전을 짜더라도 선수들이 이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선수들의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다.
 
신 감독은 이날 결승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콜롬비아 용병 몰리나에 대해 "빡빡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현한 적이 없다"며 에둘러 칭찬의 뜻을 밝힌 후 "가족들이 최근 콜롬비아로 돌아가 혼자 생활하고 있는 만큼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아울러 "오늘 경기를 수중전으로 치른 만큼, 향후 몰리나를 비롯한 우리 선수들에게 체력적인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전북과의 챔피언결정전과 관련해 신 감독은 공격 위주의 기존 전술을 변함 없이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만약 내가 전북 감독이라면 상대의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빠진 데다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적잖은 1차전에 승부수를 띄울 것 같다"며 운을 뗀 그는 "하지만 선수 자원이 부족한 것 같아도 또 멤버를 짜보면 조합이 만들어지더라"면서 "챔피언결정 1차전은 우리 홈에서 치르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도 한 만큼 공격적으로 맞받아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전북이 만약 우리를 얕잡아본다면 큰 코 다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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