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ACL우승 열쇠는 '견고한 방패'

  • 등록 2009-11-05 오후 6:04:28

    수정 2009-11-05 오후 6:04:28

▲ AFC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사진_포항스틸러스)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2009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파리아스)가 특유의 공격전술을 뒷받침 할 국가대표급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포항 선수단은 5일 오전 결승전이 열릴 일본 도쿄로 건너갔으며, 여장을 풀자마자 이렇다 할 휴식시간 없이 곧장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담금질 작업에 나선다.

짜임새 있고 효율적인 공격전술과 출전선수들의 투혼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아시아클럽대항전 무대에서 남다른 발자취를 남긴 포항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이티하드와 맞붙는 결승전에서만큼은 수비라인의 활약 여부가 우승컵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판승부로 우승팀을 가리는 토너먼트 결승전의 특성상 '많이 넣는 팀' 보다는 '적게 잃는 팀'이 마지막에 웃을 가능성이 높다. UEFA챔피언스리그, 월드컵, 유럽선수권 등 널리 알려진 메이저급 대회 결승전에서 탄탄한 수비력을 확보한 팀들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좋은 예다.

포항이 상대할 알 이티하드가 아시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막강 화력을 바탕으로 결승전에 올라왔다는 점에서 수비라인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알 이티하드는 결승에 오르는 동안 11경기를 치러 총 29골을 터뜨리며 경기장 2.64골을 기록했다. 조별예선에서 포항의 4강 상대 움 살랄(카타르)을 7-0으로 대파했고, 4강전 상대 나고야그램퍼스와의 홈&어웨이 맞대결에서도 전승(6-2, 2-1)을 거뒀다.

다행히 포항의 수비라인은 짜임새 있고 견고하다. 황재원과 김형일이 나서는 중앙수비진은 K리그 클럽을 통틀어 최고 수준으로 손꼽힌다. 체격조건과 스피드를 겸비했을 뿐만 아니라 ACL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유일한 약점으로 손꼽힌 '경험'도 상당부분 보강했다. 김정겸과 최효진이 좌우에서 호흡을 맞추는 풀백라인 또한 돋보인다. 체력과 투지가 조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공히 본업인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가담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특히나 우측면수비수 김정겸의 경우 상대팀의 전술 구심점이자 에이스로 손꼽히는 모하메드 누르 봉쇄를 명 받은 상태다.

수비 지원에 나설 포항의 허리라인 또한 믿음직스럽다. 신형민 또는 김기동이 디펜스라인과 적극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김태수, 김재성, 황진성 등이 필요시 수비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조직력과 활동범위 모두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건 경기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일이다. 제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팀도 한 순간 방심할 경우 실점을 허용하며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시아 정상'이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작은 빈 틈도 보여선 곤란하다.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영광의 역사를 써내려 온 포항스틸러스가 '견고한 수비라인'이라는 무기를 추가장착해 화룡점정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에 이름을 올린 포항수비수 황재원(사진_포항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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