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 결승골' 성남, 포항 잡고 챔피언결정전 진출

포항에 1-0승, 전북과 챔피언결정전서 맞대결
  • 등록 2009-11-29 오후 4:59:19

    수정 2009-11-29 오후 5:05:12

▲ 포항을 꺾고 K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성남선수들

[포항스틸야드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성남일화(감독 신태용)가 결승골을 터뜨린 용병 공격수 몰리나의 맹활약을 앞세워 숫적 열세를 딛고 적지에서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를 꺾었다.

성남은 29일 오후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플레이오프 경기서 전반45분 몰리나가 기록한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홈팀 포항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성남은 올 시즌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무패행진(2승2무)을 이어갔고, 다음달 2일과 6일 열리는 전북현대(감독 최강희)와의 챔피언결정전에 나설 자격을 얻었다.

포항은 홈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성남의 디펜스라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데다 골 결정력 부재가 겹쳐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로써 K리그 결승 진출에 실패한 포항은 올 시즌 야심차게 도전한 트레블(3관왕)의 꿈도 접어야만 했다.

전반전은 홈팀 포항이 분위기를 압도하고도 골 결정력 부재로 인해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가운데, 성남이 세트피스 찬스에서 집중력을 살려 선취골을 얻었다. 포항은 전반에만 11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성남의 골대를 위협했으나 유효슈팅이 2차례에 그치는 등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성남은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준 가운데서도 4차례의 슈팅 중 절반을 유효슈팅으로 채워 실리에서 앞섰고, 선제골을 뽑아내며 먼저 웃었다.

올 시즌 성남의 막판 상승세를 주도한 '해결사' 몰리나가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종료 직전 포항의 아크서클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서 몰리나가 시도한 왼발 직접 슈팅이 포항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신화용 골키퍼가 몸을 던져 손끝으로 쳐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굴절된 볼은 포항 골대 왼쪽 모서리 부근에 꽂혔다. 몰리나는 골을 성공시킨 직후 자신의 가족을 의미하는 네 손가락을 활짝 펴보이며 기쁨을 표현했다.

후반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항이 시종일관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며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성남의 디펜스라인은 끝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포항스틸러스는 AFC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이끌어낸 4-3-3 전형을 변함 없이 가동했다. 장신공격수 스테보를 중심축으로 좌우에 각각 노병준과 데닐손을 배치해 공격을 이끌도록 했다. 중원자원들은 김태수와 김재성이 한 발 앞서고 신형민이 뒤쳐지는 역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했고, 디펜스라인은 왼쪽부터 김정겸-황재원-김형일-최효진이 일자로 늘어서는 포백라인으로 꾸렸다. 골키퍼로는 신화용이 나섰다.

0-1로 뒤진 가운데 전반을 마친 포항은 후반 들어 교체카드를 적극 활용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8분 김재성을 대신해 황진성을 투입하며 미드필드진을 마름모꼴로 배치하는 4-4-2 전형으로 바꿨고, 후반14분에는 스테보 대신 대체 공격수 유창현을 투입해 공격진의 속도를 보강했다. 후반21분에는 움직임이 많았던 데닐손을 빼고 미드필더 송창호를 투입해 허리를 두텁게 했다.

성남일화 또한 정규리그 내내 주 포메이션으로 삼은 4-2-3-1 대형을 활용했다. 장신공격수 라돈치치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한 발 아래에 김철호-몰리나-조동건 트리오를 배치해 공격지원 임무를 맡겼다. 중원에 김정우-이호 듀오를 배치해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도록 했고, 위험지역에 장학영-박우현-조병국-김성환으로 이어지는 포백라인을 가동했다. 골키퍼로는 정성룡이 나섰다.

성남은 후반19분 활동량이 많았던 조동건을 빼고 김진용을 투입해 측면 공격을 보강했다. 후반27분 측면수비수 장학영이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남은 시간 동안 출전선수 전원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며 포항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막아낸 끝에 대어를 낚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프로축구역사상 최초로 6명의 심판이 그라운드 안팎에 투입돼 이색적인 볼거리를 연출했다. 최명용 주심을 필두로 손재선, 정해상 심판이 1부심과 2부심 역할을 맡았으며 양쪽 골라인에 이민후 심판과 이영철 심판이 배치돼 각각 3부심과 4부심으로 활동했다. 대기심으로는 이상용 심판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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