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세트플레이가 승패 갈랐다"

  • 등록 2009-11-07 오후 10:19:47

    수정 2009-11-07 오후 10:19:47

▲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


[도쿄국립경기장=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를 AFC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인도한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었던 비결로 세트플레이 대결에서 승리한 점을 꼽았다.
 
파리아스 감독은 7일 오후7시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알 이티하드와의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포항 선수들은 극심한 대인마크를 경험했지만 세트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올릴 수 있었으며, 세트플레이가 오늘의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알 이티하드 또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세트플레이 찬스를 잡았지만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이티하드를 맞아 전반 내내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들어 특유의 득점력이 살아나며 2-1로 승리를 거뒀다. 후반11분 노병준이 프리킥 찬스서 직접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후반20분에는 김형일이 세트피스 찬스서 위력적인 헤딩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포항은 AFC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클럽챔피언십 기록까지 포함할 경우 역대 3번째로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으며, 150만달러의 우승상금까지 거머쥐었다.
 
경기 내용에 대해 파리아스 감독은 "매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알 이티하드는 매우 레벨이 높은 팀이었으며, 특히나 허리라인이 매우 두터웠다"며 말문을 연 그는 "상대는 우리의 양 측면 사이드백을 모두 봉쇄했으며, 공격의 시발점인 미드필더 김재성의 움직임 또한 꽁꽁 묶었다"며 경기 당시에 느낀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후반에는 심한 대인마크를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리아스 감독은 "우승하는 팀이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활력을 개척할 수 있는 팀이며, 그 부분이 바로 포항과 알 이티하드의 차이점이었다"고 언급해 우승의 기쁨을 에둘러 표현했다.  
 
AFC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며 FIFA클럽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한 것에 대해 파리아스 감독은 "클럽월드컵에서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포항의 팬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오늘의 우승이 한국축구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FIFA클럽월드컵에 나서는 것 또한 한국축구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클럽월드컵에서 정상을 노리려면 한층 높은 수준의 전력이 필요한 만큼, 이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는 대신 최선을 다 하겠다는 다짐만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리아스 감독은 "개인적으로 지도자로서 월드컵 무대에 나서고 싶은 꿈이 있다"며 "내 목표는 2014년에 모국인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 무대에 사령탑으로서 나서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파리아스 감독이 '월드컵 사령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건 포항에서 열린 부뇨드코르와의 AFC챔피언스리그 8강전 이후 두 번째다.
 
올 시즌 포항이 도입한 '스틸러스 웨이(steelers' way)'가 아시아 정상 정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미디어의 질문에 대해 그는 "스틸러스 웨이라는 명칭은 나 자신이 만든 것"이라 소개한 뒤 "포항은 보면서도 아름답고 결과도 좋은 축구를 추구한다"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고대하던 아시아 정상 정복에 성공하며 환희를 경험한 포항 선수단은 귀국과 함께 휴식을 취한 뒤 K리그 챔피언십(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해 아시아 무대와 K리그 동시 석권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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