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vs 최강희,'사제의 연 따질 겨를 없다'

19일 2008 삼성 하우젠컵 대회 개막
  • 등록 2008-03-18 오후 1:21:31

    수정 2008-03-18 오후 1:25:19

▲ 김호 감독-최강희 감독 (좌측부터)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김호 대전 감독이 야인 시절 높이 평가했던 지도자 가운데 한명이 최강희 전북 감독이다. 최 감독은 김 감독의 수제자다. 김 감독이 1995년 수원 삼성 창단 사령탑을 맡았을 때 트레이너로 보좌를 시작, K리그 2연패(1998, 1999년), 시즌 전관왕(1999년), 아시아클럽컵, 아시아 수퍼컵(이상 2001년) 우승 등을 이루면서 전성기를 구가할 당시에는 코치로 김 감독을 도운 사이다.

하지만 김 감독이 최 감독을 높이 사는 이유는 단지 이런 인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05년 전북 지휘봉을 잡은 뒤 발휘하고 있는 최 감독의 지도력 때문이다. 특히 면밀하게 시즌 전략을 수립, 차분하게 실천하면서 성과를 올리는 능력을 주목했다. 최 감독은 처음 프로팀 사령탑을 맡아 FA컵 우승(2005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2006년) 등을 이루며 ‘강희대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지도자로서의 기틀을 다졌다. 스승 김 감독에게 받은 수업 덕이 컸다.

이런 김 감독과 최 감독이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19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2008 삼성 하우젠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이 그 무대다. 하지만 이날 양 감독은 ‘스승과 제자’의 연을 떠올릴 겨를이 없다. 2차전까지 치른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2연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려있는 까닭이다. 서둘러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양 감독으로선 물러 설수 없는 입장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전북이 앞선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조재진 최태욱 등 대어를 대거 영입,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다만 아직 조직력이 다져지지 않아 가진 능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전의 이번 시즌 스타트는 최악이다. 2연패에 14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무득점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데닐손(포항)과 같은 골게터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대전이 살길은 ‘재밌는 축구, 공격축구’라는 생각으로 물러서지 않고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지난 해 8월 26일 가진 첫 맞대결에서는 김 감독이 2-0으로 이긴 바도 있다.

스승과 제자의 외나무 다리 대결을 지켜볼만 하다.

경남의 조광래 감독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이끌었던 FC 서울과 벌일 A조 1차전(창원종합운동장)도 주목거리다. 조 감독은 FC 서울 감독 시절 2000년 K리그를 제패한 것을 비롯, ‘꿈나무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이청용 고명진 김동석 등 현재 FC 서울의 주전으로 성장한 젊은 피들을 발굴했다. 이날 경기는 3년 만에 돌아온 K리그에서 친정팀과 처음 상대하는 것이다. 남다른 감회와 의욕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이날 개막하는 컵대회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포항과 전남을 제외한 12개 팀이 A조와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 2위팀과 포항과 전남이 6강 플레이오프를 벌여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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